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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얼굴을 하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by 발자꾹

<<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 그림. 문학동네


나는 오늘도 달립니다.

매일 같은 시간

매일 같은 길을.

어디에선가 와서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을 싣고

한강을 두 번 건너며 땅 위와 아래를 오르내립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이 길 마디마디에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끝없이 이어지는 순환선, 2호선 지하철 이야기

<<나는 지하철입니다>>


지하철이 화자가 되어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예쁜 딸을 보느라 만년 지각생인 완주 씨,

딸에게 또 손주에게 맛난 거 해먹이려고 손에 손에 짐보따리를 든 할머니,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판인 두 아이 엄마 유선 씨,

신발만 봐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구두수선의 달인 재성 아저씨,

학교를 마치고도 종일 학원을 오르락내리락, 마음도 오르락내리락 나윤이,

아침이면 어떤 옷을 입고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는 도영 씨와

지금은 보기 힘든 지하철 판매원 아저씨까지…



저마다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살아갑니다. 지하철도 이들을 태우고 덜컹거리며 하루하루 달려갑니다. 때로는 한강을 건너고, 때로는 땅 속을 달리며.


그림 속 사람들의 얼굴에는 표정이 살아있습니다. 지친 얼굴, 기대에 찬 얼굴, 찡그린 얼굴, 무표정한 얼굴들.


기관사가 운전하는 물체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말없이 우리를 품어주고 놓아주는 지하철을 타고


우리는 어떤 얼굴로 어떤 마음으로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작가 김효은 님은 주위에 늘 있지만 자주 잊고 사는 우리 이웃들의 다양한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나는 지하철입니다>>는 독자들에게는 물론 어린이 도서연구회, 출판인 회의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나는지하철입니다 #김효은_글그림 #문학동네

#표정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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