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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자꾹 May 10. 2024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요?

『메두사 엄마』, 『아빠를 위한 최고의 선물』 

지난 수요일 5월 8일은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즐거우셨나요? 부담되셨나요? 

오늘 준비한 두 가지 이야기 함께 하면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주간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메두사 엄마』, 『아빠를 위한 최고의 선물』

『메두사 엄마』 

『메두사 엄마』 키티 크라우더 지음/ 김영미 옮김/ 논장

  

겉표지에는 길고도 긴 머리칼을 가진 사람이 얼굴을 가린 채 바닷가에 앉아 있습니다. 그 사이로 작은 아이가 보입니다. 아이는 겁 없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봅니다.    



바람이 세찬 밤 바닷가에 두 여자가 잰걸음으로 걸어갑니다.

외딴집에서 메두사가 기다립니다.

으스스한가요?     


두 사람은 메두사가 아이를 낳는 것을 도울 산파였어요.

메두사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 긴 머리칼에 묻혀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어요.

메두사는 산고 끝에 귀여운 딸아이를 낳습니다.


아이 이름은 무지갯빛이라는 뜻을 가진 이리제입니다.  

   

이리제는 메두사에게 진줏빛 영롱한 아기였어요.   

 

이리제를 보는 메두사의 사랑스러운 눈빛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이리제를 안아보려 손을 내밉니다.

메두사는 아무도 이리제를 만지지 못하게 합니다.

이리제는 메두사 엄마의 머리칼 속에서 먹고 자고 뛰어놉니다.     


메두사 엄마는 행복하지만, 이리제는 밖에서 노는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메두사 엄마는 이리제를 어디에도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이리제와 엄마는 밤마다 책을 읽고 함께 즐겁게 지냅니다. 

엄마는 이리제가 날마다 창밖의 아이들을 바라본다는 것을 외면하지 못합니다.   


너 학교에 가고 싶니?
가도 돼요?


 이리제는 학교에 다닙니다. 

아이들은 이리제를 반깁니다.


다른 아이들은 가족들이 데리러 오지만 메두사는 엄마는 다른 아이들이 무서워할까 봐 이리제를 데리러 가지 못합니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친 이리제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리제!     


누구일까요?      

    


메두사는 긴 머리카락이라는 ‘페르소나’에 얼굴을 숨기고, 바닷가 외딴집에 혼자 숨어 살았어요. 예쁜 이리제를 낳고 키우면서 세상과 자기를 갈라놓았던 머리카락을 조금씩 걷어내고 마음과 얼굴을 드러냅니다. 아이를 꼭 끌어안고 둘이서만 살려고 했지만, 이리제는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합니다. 메두사는 사랑하는 딸을 위해 자기 자신을 만나려고 한 발 내딛게 됩니다.     

     

제 남편은 공장에서 3교대 근무를 했습니다. 결혼 초에 남편이 야근하는 날은 밤에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 문을 이중 삼중으로 잠그고, 살피고 또 살폈습니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어요. 그날부터 전 아무것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아무 말도 못 하는 조그만 아이가 저에게 엄마라는 자격을 주고 용기도 주었던 겁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아이와 저 사이에 누가 더 많은 것을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빠를 위한 최고의 선물』 다이애나 헨드리 글/ 제인 채프먼 그림/ 이상희 옮김/ 중앙출판사     

 

『아빠를 위한 최고의 선물』 다이애나 헨드리 글/ 제인 채프먼 그림/ 이상희 옮김/ 중앙출판사


아빠가 만든 집게 수레에 올라탄 꼬마 쥐의 표정이 알쏭달쏭합니다.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빠 쥐가 포크로 땅을 파면서 도와 달라고 하지만, 꼬마 쥐는 그네를 타면서 바쁘다고 합니다.

수레로 잡초를 나르는 아빠는 꽃목걸이를 만드는 꼬마 쥐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이제 아빠는 딸기를 땁니다. 꼬마 쥐는 여전히 바쁘다고 합니다.

아빠는 속이 상하고 화가 납니다.    

  

햇볕 아래서 일하던 아빠 쥐는 머리가 지끈지끈합니다.

화가 나 투덜대는 아빠 앞에 꼬마 쥐가

 짠!

 선물을 들고 나타납니다.

     

아빠 쥐는 머쓱해하면서 꼬마 쥐를 토닥여 줍니다.     


아빠 쥐와 꼬마 쥐는 바빴던 하루를 마치고 나뭇잎 그늘에서 함께 낮잠을 잡니다. 


꼬마 쥐의 선물은 무엇일까요?         



아빠 쥐와 꼬마 쥐의 투닥거리는 모습이 우리네 모습과 다르지 않아요. 우리가 쓰고 버리는 물건들이 아빠 쥐와 꼬마 쥐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늘 무엇을 주고 있고,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리사랑은 있지만 치사랑은 없다고 말하면서요. 하지만 고사리손으로 톡톡 어깨를 두드려 줄 때, ‘사랑해요!’ 한 마디에 눈꼬리와 입꼬리가 올라가지요.      


어버이날 선물 1순위는 현금이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린 시절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엄마·아빠 사랑해요’라고 쓴 짧은 편지만큼 마음에 오래가는 선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최고의 선물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부모님을 웃게 만들었던 선물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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