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직
요즘 나는 직업에 대한 생각이 많다. 어쩌다보니 로펌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똑같은 일을 기계처럼 반복하는 일은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여행다니면서 글을 쓰고 싶다고 하니까 엄마가 그건 일하기 싫다는 말로 들린다고... ㅎㅎ 여행가나 작가가 되고 싶은데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가기 전까지 돈을 벌기는 어려운 직업이다.
어젯밤에도 갱년기 증상으로 여러 번 잠을 깼는데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나, 언제 그만두고 다른 직업을 찾을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을 거듭하다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요즘 출퇴근 시간에 김창옥 강사의 강연을 자주 듣는데 (창옥이는 한국에서 같은 교회 청년부에 있었는데 아마 나를 기억하지 못할것이다), 공감되는 말이 몇 가지 있었다.
일단 직업을 소명, 천직으로 느끼려면 그 일에 의미가 있고 중간중간 흥미를 느낄 때가 가장 최적의 상태라고 한다. 흥미는 있지만 의미가 없을 때는 허무해지기 쉽고, 의미는 있는데 흥미가 없다면 지루해진다고.
또 다른 강의에서는 엔돌핀의 4000배가 되는 다이돌핀이 생성될 때 웃음보다 더 강력한 효과가 나타나서 우리 몸에 면역력이 강화되는데 그것은 바로 감동이나 깨달음을 얻었을 때라고 한다. 그러면서 목사나 지휘자를 다이돌핀이 가장 많이 생기는 직업군으로 꼽았다.
이 두 가지 내용을 종합해 보니, 남편에게 결혼생활 12년 동안 힘들다는 이야기를 10번도 듣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힘들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을 확률이 많다는 것.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이런 천직을 만나 엄청난 다이돌핀을 받으며 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도 그런 사람이 있데, 그게 내 남편이래~ 라고 부러워만 하면서 내 인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생각하고 고민하며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나는 아직 50세도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