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내년 1월이면 모이가 우리 집에 온 지 2년이 된다. 2.7kg의 작고 마른 모이는 학대 받던 중 구조된 유기견으로 여러 임시 보호자를 거쳐 우리에게 왔다.
지금은 4.4kg의 튼실한 몸을 자랑하며 건강하게 자랐다. 다른 강아지들은 산책줄만 가지고 와도 나가고 싶어서 난리라는데 모이는 아직도 밖에 나가는 게 무서운지 하네스만 입히려고 하면 도망간다. 막상 나가면 냄새 맞는 것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잘 다니는데 현관 앞에서는 늘 망설인다.
낯선 공간, 소리에 대해 두려움이 많고 아직도 버려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건지 산책 중에도 계속 뒤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옆에 있는지 확인한다. 아니면 우리를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복도에서 하는 인형놀이이다. 대부분 복도에 아무도 없을 때만 인형 던져주기 놀이를 하는데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처음에는 밥도 잘 안먹고 간식도 좋아하는 것만 가려 먹는 입 짧은 아이였는데 지금은 저녁 먹은 후에도 배가 고픈지 자꾸만 간식 바구니를 긁어댄다.
버스를 비롯해 트램, 배, 지하철, 자가용 그리고 비행기까지 모든 교통수단을 태우고 다닌 덕에 이제는 많이 떨지 않고 잘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이 작은 아이가 우리 집에 온 뒤로 우리는 매일 함께 산책을 하고 더 많이 웃게 되었다. 모이도 우리처럼 행복하기를...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지내자 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