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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이 편안하다 : 완도 대합실

ADHD+INFP+아들둘맘 정신세계드로잉

by 그리다 살랑
여행 중입니다.


4시간 30분 차로 달려왔을 뿐인데

내가 달린 것도 아닌데

아이고 삭신이야.


새벽 2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누가 구하니.

나는 아니다.

나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남편은 왜 하는 걸까.

물론 성수기의 제주도는 렌트비가 비싸다.

비싼 데다 구하기도 힘들다.

나도 그랬으려나.


밤 11시

전라남도 완도 땅끝마을에 도착했다.

2시 30분에 출항하는 배는

12시 30분부터 조기승선 가능하다.


어디서 자꾸 찰칵 소리가 들린다.

눈꺼풀을 올리니 차를 승선시키고 온 남편이

내 앞에서 정중히 무릎을 꿇고 고백, 아니 사진을 찍고 있다.

혼자 운전하고 오느라 피곤하다면서

무릎까지 꿇고 정성껏 찍는구나.


그나저나 고민이 있다.

또라이스런 모습이 꽤 있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특이점이 별로 없다.

여기 대합실 벤치

의자가 분리되어 불편할 줄 알았는데

내 집처럼 편안하다.

다른 사람들은 왜 안 눕는지 모르겠다.


또라이스런 글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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