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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Jan 19. 2024

줄을 서시오

인기 비결은 바로 간식

애견 운동장에서 개들에게 인기를 얻기는 참으로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인기를 얻기 위해서 조금의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건 바로 간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전 일찍 애견 운동장에 모이는 개들과 견주들은

앞면을 트고 지내는 지라 간식을 줘도 되는지 아닌지 조심스럽게 묻지 않아도 될 만큼 편한 사이다.


시고르 자브종 가을이 엄마는 강아지들의 수제 간식을 밤새 식품 건조기에 넣고 말리는 모양이다. 그 수고를 하면서도 수제 간식들을 애견 운동장 다른 개들과 나눠 먹기 위해 챙겨 오는 것을 잊지 않는다.


간식 주는 이모가 온 것을 너무나 잘 아는 개들이

가을이 엄마 주변으로 몰린다.


앉아 

한마디에 오늘은 어쩌다 일동 일렬종대가 되었다.

하나같이 고개를 쳐들고 눈은 목표물이 바닥으로 떨어지길 기다린다.

가운데 핑크 혀 낼름 크림이


윤기가 좔좔 흐르고 씹고 뜯기 최적화된 수제 간식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본능에 충실한 작은 하룻강아지들이 마치 맹수처럼 간식을 향해 맹렬히 달려든다.


이제 없어

라고 빈 손을 보인 후에야 발걸음을 돌리는 맹수들은 다른 간식 주는 이모를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맹수들의  양육 강식에서 도태되어 간식을 먹지 못한 개들을 따로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 애견 운동장 견주들은 참 따뜻하다.


결국 공평하게 나눠준 맛난 간식을 사이좋게 먹고 다시 신나게 놀기 시작하는 개들은 진정한 상팔자를 구현 중이다.


(참고: 간식을 견주의 동의 없이 함부로 주진 않습니다.)




다음 목표는 하루 이모 ..이모 간식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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