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바쁜 바깥 사람에게 다시 묻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가?
항상 바쁘다고 싸돌아다니는
바깥 사람에게
사랑을 물어도 답하지 못하네
늘 높은 자리에 오르고픈 이라서
낮은 곳에서 기다리는 안 사람의
침묵의 의미를 살필 줄 모르네
그 바쁜 자리, 높은 곳에
사랑은 있냐고
다시 묻네
2018. 10. 22 질문술사
사랑을 다시 묻다
가을이 되니 안도현 시인의 글들이 깊이 스며들며 속살을 아프게 후벼판다. 아내에게 다가가서 손 내밀어야 할 때, 시를 끄적이는 바보가 나다. 아픈 아내를 두고, 여전히 일을 핑게로 밖으로 돌아다닌다. 사람들 앞에서 우쭐거리며 잘난 척 하지만, 높은 자리에 서서 사랑을 말하긴 쉬우나, 낮은 자리에서 사랑을 행하긴 어렵다. 늘 반복되는 나의 어리석음을 후회하면서도 쉬이 펜을 놓지 못하는 건, 여전히 나의 미숙함이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가?
시인의 질문이 아프게 다가오는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