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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Nov 03. 2021

나태주 시인의 「11월 」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11월> 필사 및 낭송 영상


 단풍들이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계절입니다. 길을 걷다가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기 쉬운 때입니다. 다만 주책맞게도 조만간 떨어질 나뭇잎을 생각하다 보니, 허허로운 마음이 올라오기도 하네요. 연말이 다가오니 자연스럽게 올 한 해를 돌아보게 됩니다. 연초에 세워 둔 목표와 결심을 꺼내서 다시 읽어보면,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밀려들곤 합니다.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_ 이해인 「11월에」中에서..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처럼 나의 모습이 더없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위에 올려둔 나태주 시인의 시구처럼 돌아가기에 너무 많이 와버렸고, 남은 두 달을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새롭게 살아보고 싶었던 2021년도 11월과 12월 - 단 두 달이 남았습니다. 여러분은 남은 두 달을 어떻게 보내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미처 마무리짓지 못한 일들을 서둘러 마무리하기 위해 더욱 바쁘게 살아가려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다가올 새해를 먼저 준비하려는 부지런한 분들도 있겠네요. 저는 한 해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조금 더 길게 가져볼까 합니다.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시절입니다. 거리두기가 만남을 제약하고 있어, 한 해가 가기 전에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찾아뵙긴 여전히 어렵겠네요. 매년 연말이 되면 모여서 한 해를 성찰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왔지만 작년처럼 올해도 공개 모임은 열지 못할 듯합니다. 다만 올해가 가기 전에 성찰 질문 노트(Design2022)를 만들어 나눌까 합니다.


  낯이 더 짧아졌는데, 더욱 사랑하고자 하는 그대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기록해둡니다.


2021. 11. 1

삼봄詩이야기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로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_ 나태주  「11월」


: 삼봄詩정원 팟빵에서 낭송본으로 듣기 :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8522/episodes/24197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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