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찾아온 이상한 기분
이런 기분이 갑작스레 찾아왔다. 우울한 건 아닌데 기쁘고 즐겁지도 않은. 그렇다고 슬프거나 쓸쓸하거나 무기력하거나 나른하거나 허무하지 않은데 왠지 모르겠는 이 기분.
그저 순간 드리마 속 주인공이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일어났을 때 이런 기분일 것만 같은 기분, 뭘 하려고 뒤를 돌았는데 뭘 꺼내려고 한 것 같은데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 몇 초가 멍하니 서있는 그런 기분. 아무도 없고 황량한 겨울바다에 혼자 서서 끊임없이 부서지는 파도를 보는 기분. 구석 모퉁이에서 나를 아는 누군가가 나를 못 보고 지나갔으면.. 하고 그 사람들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는 기분.
이 세상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내 몸뚱이 하나 덩그러니 떨어져 나와 전과 후도 없이 지금만 있는 기분.
오늘 나의 기분은 이런 기분.
모두 오늘 기분, 어떻셨나요?
그림으로 지금 기분을 표현한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요?
언젠가 tv에 나온 김영하 작가가 글 쓸 때 '짜증 난다'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하더라고요. 다양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짜증 난다'라는 단어 하나로 넘기자 말라는 말을 하는 걸 보고, 저도 지금 이 감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냥 '멍해', '아무 생각이 안 들어'라는 말이 아닌,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할 순 없을까? 그럼 그림으로 상상해보자! 하고 하고 그림을 그려봤어요. 오랜만에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감정을 가까이 마주해 보는 그런 시간을 보냈답니다.
(*댓글에 쓴 글인데 제목에 이끌려 들어오신 분들을 위해 본문으로 옮겨 추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