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15
fanfare house
오래도록 지켜온 아버지의 낡은 작은 집은 세월의 강을 지나 아들 내외에게로 물려졌다.
유년의 추억이 곳곳에 베여있는 고향집은 이제 새로운 삶을 위한 출발선이 되었다.
삶은 다시 이어지고, 옛 추억과 기억 위로 새로운 삶의 나날들이 포개어진다.
수십 년의 삶을 담아왔던 옛집은 앞으로의 새로운 삶을 담아내기 위해 그 자리를 내어준다.
아버지의 집은 이제 아들의 집이 된다. 집은 삶을 품고, 삶은 다시 집을 품는다.
새로운 바람은 다음과 같았다.
"햇빛이 잘 들어와서 밝고 통풍이 잘 되는 집이었으면 합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약간의 마당에서 텃밭 또는 화단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거실 및 옥상에서는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카페 같은 곳이었으면 합니다."
1층은 주차공간과 함께 부모님이 머무르시거나, 임대가 가능한 작은 주거공간이 자리 잡았다.
출입구가 분리된 2,3층은 부부의 집으로 계획되었고, 작은 규모이지만 바닥의 단차를 두며
공간감의 변화와 함께 시각적 개방성과 채광 그리고 소통을 위해 수직적으로 오픈된 공간을 두었다.
좁은 땅이지만, 텃밭을 가꿀 작은 마당과 멀리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는 옥상테라스의 외부공간
그리고 다양한 느낌의 내부 공간에는 부부의 삶이 다채로운 삶의 색으로 새롭게 칠해질 것이다.
새집을 짓고 나서 건축주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집 곳곳의 다양한 창에 담긴 풍경과 작지만 다양한 외부 공간들,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햇살을 느끼며 삶을 가꾸느라 아파트에서 살 때의 단조로움과는 정반대로 즐거운 할 일이 곳곳에 더 많아졌다고 한다.
친구들 또한 까페 같다며 자주 모인다고 했다.
오래된 동네 가운데 하얗게 솟아 오른 부부의 3층 집이 늘 신선하고,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오래된 동네에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빵빠래가 되기를 기원한다. 빵빠르 밤 빵밤 바밤~~~
2018.05.02 samganilmok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