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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김 Dec 28. 2021

2021년 독서 결산!

2022년에도 책을 많이 읽는 한 해가 되기를

올해는 약간 특별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책은 많이 읽었지만, 따로 무슨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는 기록해두지 않은 탓에 작년까지는 무슨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무슨 책을 읽었는지 기록해둬서 다른 해와 달리 독서 결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하나 기록할 때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지만, 막상 연말이 되어서 집계를 해보려 하니 왠지 모르게 떨린다.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맛에 기록을 하고 연말 결산을 하나보다.


올해는 노션에다 읽은 책을 기록해두었다. 평소에 노션 테이블로 정리해두었다가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그리고 몇 가지 타이틀을 정해서 타이틀에 맞게 독서 결산을 해보았다. 집계한 아래 글들을 보면서 올해의 내가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살펴보려 한다.



올해는 몇 권을 읽었을까

올해는 딱 60권을 읽었다. 한 달에 5권 정도 읽은 셈이니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읽었다는 얘기다. 책에는 두꺼운 책도 있고 어려운 책도 있으니 권수로 세는 건 의미가 없지만, 한 해를 돌아보는 지표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1년에 100권 이상 읽는 분들도 있다는데 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뭐, 하루 8시간 잡혀있는 회사원으로서는 선방한 것 아닐까. 언젠가 회사 그만두고 책만 읽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물론 권수로 집계를 하긴 했지만, 권수보다도 1년 동안 읽은 책의 목록을 죽 훑어보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것 같다. 목록을 훑어보면 책을 읽었을 때의 기억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책에서 받은 느낌들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책을 구입했을 때의 설렘과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한 해동안 정말 다양한 책이 내 삶을 거쳐갔구나 싶어 져서 어쩐지 감성적이 된다. 올 한 해 읽어왔던 책들에게 만나서 좋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올해 가장 많이 읽은 분야

올해는 에세이 분야를 가장 많이 읽었다.

에세이 분야라고 하면 과학 에세이부터 평범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를 말해서 숫자가 많아진 감이 있지만, 올해는 일부러 에세이 분야만 찾아서 읽었다. 에세이를 쓰다 보니 어떻게 해야 에세이를 잘 쓸지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잘 써보려고 이 책 저 책을 찾아 읽다 보니 올해는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되었다. 덕분에 에세이를 잘 쓰는 여러 작가들의 글을 읽어본 것 같고, 에세이라는 장르와 조금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에세이를 잘 쓰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음, 글쎄.


그다음으로 인문교양 분야를 많이 읽었는데 이전에는 약간 인문교양에 편중된 독서를 하고 있었다. 올해는 에세이 분야를 더 많이 읽었으니 이전보다 조금 더 분야를 확장해서 읽은 셈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주제에 따라서는 인문교양과 에세이 사이를 모호하게 걸쳐 있는 책도 있어서 약간 애매하게 집계된 감이 있다. 그래도 내 관심사가 잘 반영된 집계 결과로 보인다. 평소에 관심이 많은 분야이니만큼 아마 내년에도 1위나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은 소설 분야인데 나는 원래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소설 장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다가 올해는 좀 더 분야를 넓혀보자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읽은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장미의 이름> 같은 묵직한 소설부터 <완전한 행복> 같은 최근에 나온 소설까지 대중없이 읽긴 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어서 놀랐다. 그동안 소설 분야를 너무 멀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책상 위에 소설이 몇 권 쌓여있는데 내년에도 소설 분야의 약진을 기대해 본다.



올해 가장 많이 읽은 달

'0월'은 언제 읽었는지 기록하지 않은 책을 집계한 것이다.

올해 책을 가장 많이 읽은 달은 7월, 12월이다.

올해 초는 공황장애로 휴직을 하는 바람에 휴직 기간 동안 책을 많이 읽었다. 복직하기 전인 7월에는 몸부림치듯이 더욱더 많은 책을 읽었는데, 그래서 권수가 많아진 것 같다. 총 11권을 읽었으니 2-3일에 한 권 정도는 읽어치운 듯하다. 뭐, 그렇다고 해도 어려운 책이나 두꺼운 책이 아닌 가벼운 책을 위주로 읽었을 뿐이라서 권수가 늘어난 경향이 있다. 역시 책을 읽는 데 있어서 권수는 딱히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12월이 더 어렵고 두꺼운 책을 많이 읽었다. 정말로 책을 많이 읽었고 보람찼다고 말할 수 있는 기간은 12월인 것 같다. 이때, <장미의 이름> 상, 하권에 작가노트까지 읽었고, <철학 고전 강의>를 완독 했다. <일본의 굴레>처럼 두께가 있는 책을 완독 하기도 했다. 이전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라 12월에만 읽었다고 할 수는 없고 완독만 12월에 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래도 회사를 다니면서 이 정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번외 - 읽지 않은 달

10월은 책을 읽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간을 글 쓰는 데 쏟았기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어딘가에 올리는 글은 아니고, 매일매일 글쓰기에 도전해보았는데 쉽지 않았다. 재미는 있었는데 역시 책 읽을 시간 없이 바쁘게 글을 쓰는 건 조금 무리다 싶어서 한 달만 해보고 그만두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이 읽기도 해야 하는데, 읽는 시간이 없으니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책을 어느 정도 읽으면서 한 주에 한 편 정도 쓰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의 작가


올해는 김영하 작가의 책을 많이 읽었다.

김영하 작가는 소설가인데 올해는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소설 못지않게 에세이도 잘 쓰셔서 읽는 내내 정말 흥미로웠다. 내가 쓰고 싶은 에세이의 방향을 되게 잘 보여주셔서 한동안 빠져들어서 살았다. 덕분에 김영하 작가의 산문집은 모두 사 모아서 잘 보관하고 있다. 앞으로도 종종 참고하며 글을 쓸 것 같다.


특히 올해는 <김영하 북클럽>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책들을 많이 추천해주셔서 독서 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잘 읽지 않던 소설 분야에 발을 내딛게 된 것도 김영하 작가가 추천해주신 책 덕분이다. 여러 모로 올해 독서 생활에 큰 도움을 주신 작가 분이시다. 내년에는 김영하 작가가 또 어떤 책을 추천해줄지, 또 어떤 작가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크다.



올해의 베스트 책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올해의 책은 <야간비행>이다.

몇 가지 경쟁작이 있긴 했는데, 역시 이 책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읽는 내내 생텍쥐페리의 감수성에 놀랐고 세밀한 인물 묘사에 감동받았다.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다. 다시 생각해도 별빛이 은은하게 굴러가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이미 브런치에도 한 번 감상평을 썼기 때문에 (https://brunch.co.kr/@samgim-masitda/68) 자세한 감상평은 생략하겠지만, 다시 한번 읽고 싶고 선물용으로도 추천하고 싶다. 게다가 얇은 책이라 부담 없이 추천해본다.




Ending.

2021년이 끝났다. 이렇게 상세히 통계를 내서 독서 생활을 돌아보니 나조차도 신기한 기분이 든다. 한 해 동안 푹 빠져있었던 장르도 돌아보게 되고, 책을 많이 읽거나 적게 읽었던 시기도 떠올려보게 된다. 김영하 작가가 쓴 책들도 다시 한번 훑어보았다. 특히, 올해의 책으로 뽑은 <야간비행>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다시 보아도 정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으로 한 해를 돌아보니 나름대로 의미 있게 살아온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무척 많았지만, 그 와중에도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데는 책이 한몫을 했다. 잠시 생각을 끊기에도 좋았고 즐겁기도 했고 가끔은 위로도 받았다. 이렇게 돌아보니 한 해가 머릿속에서 쏜살같이 스쳐간다. 내년에도 새로운 책을 많이 만나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록해 보려 한다. 그래서 내년 결산도 또 새로운 기분으로 해보고 싶다. 


이미 쌓아둔 책,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이 많으니 2022년이 기대된다. 이 연말 결산으로 2021년 마지막 브런치를 마치고 내년에 새 글로 만나 뵈려 한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란다.



Photo by Freddy Castr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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