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새미
나에게
여름이 온 것을 알리는 것은 ’소리‘였는데, (매미소리)
가을이 온 것을 알리는 것은 ‘색깔’이었다.
여름의 영업종료를 알리는 셔터를 내리듯
한바탕 장대비가 퍼붓더니,
가을의 영업시작은 파랬다.
미묘하게 더 파랗고 선명해진 하늘.
그런 미묘한 변화를 알아챈 내가 신기한 건지
내가 알아챌 만큼 하늘이 변한 게 더 신기한 건지.
어떻게 바로 하늘 색깔부터 딱! 달라지는지
신기할 따름.
그리고 달라진 하늘색을 보고
아차! 싶었는지
나무들도 하나둘 색깔을 바꾸기 시작했다.
여름엔 너 나 할 것 없이 초록빛이더니
그 위에
누구는 노란 카디건을
누구는 빨간 재킷을
누구는 갈색 코트를 걸친다.
가을, 자고로 시각이 즐거운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