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박취문 일기로 본 내로남불
공식적으로 1392년부터 1910년까지 518년간 한반도에 존재한 왕조 국가가
우리가 옛날을 말하면서 자주 입에 올리는 바로 그 "조.선.시.대"다.
바로 그 조선시대에 울산에 박계숙(1569-1646)이라는 사람이 살았고,
박계숙의 아들 박취문(1617-1690)이 살고 있었다.
박계숙이라는 이름이 여성스럽지만 두 사람은 부자관계다.
두 사람의 일기는 현재 울산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일기를 '부북일기'라고 한다.
이 일기는 '울산 박 씨' 문중의 가보였는데 번역과정에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두 사람 모두 군관(현재의 군인)으로 일했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추운 지역에서의 군생활, 급여, 여자들과의 성생활,
주고받은 선물 등 그야말로 평범한 일상이 기록되어 있다.
박취문의 아버지 박계숙은 기생들을 녹의, 홍안 등으로 은근히 표현하고
동침한 사실도 두 번 정도만 적어 놓았지만
아들 박취문은 부방길에 동침하였던 여인들의 인적 사항과 이름을 상세히
일기에 기록해두고 있다.
지금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울산에서 회령까지 가는 '부방길'은
1년 동안 산 넘고 물 건너 일하는 지역으로 가는 길이다.
박취문은 1년 동안 부방길에서 많은 여자와 동침하였는데,
동침녀들은 천민들로서 대개 기생, 숙박한 집의 가비, 주막의 주탕(술과 몸을 팔던 천비)이다.
자신의 일기가 후손들에게 읽힐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은밀한 문제는 숨겼겠지만
박취문은 드러내놓고 일기에 성생활을 적었다(최초의 인스타그램의 개념이라고 본다.).
그의 행위가 개인의 특수한 일탈만이 아니었다는 점이 일기에 기록된 동행 군관의 행태에서도
보인다. 박취문은 독특하게 동행한 친구의 동침녀까지 자세하게 적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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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취문은 1644년 12월 10일 울산에서 출발한
다음 날부터 좌수댁 노비와 동침을 하고
12/15일에는 노비 분이와 동침을 하고
12/16일에는 술집 여인 춘일이와 동침을 하고
12/17일에는 술집 여자 옥춘이와 동침을 하고
12/19일에는 여자 노비와 잤으며
12/22일에는 술집 여인 향환과 자고
12/26일에는 삼척 동문밖 술집 여인 예현과 동침하고
12/30일에는 강릉 기생 연향과 동침을 하며
다음 해 1/2일에는 강릉 명기 건리개와 동침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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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부북일기에는 울산 박 씨, 박취문의 동침녀 리스트가
날짜별로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20명이 넘으며 일기에는 박취문이
기생을 꼬시기 위해 대화한 내용, 성병에 걸린 내용 등이 사실적으로 적혀있다.
조선시대가 유교사상을 바탕으로
다들 깨끗한 척, 순결한 척, 고고한 척했지만 양반 남자들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방탕하게 살았고 여자들은 신분이 낮을수록 (유부녀이든 아니든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상관없이) 양반의 성적 대상이 되었다.
당시 법적으로 남자노비는 여자노비하고만 결혼을 할 수 있었지만
여자노비를 건드는 사람은 남자 노비뿐 아니라 주인 양반도 가세했다.
여자노비가 임신을 해 출산한 아이도 노비가 되기 때문에 양반들은 더 좋아했고
양반의 자식이지만 자식 취급을 하지 않았다.
1. 유교사상이 지배한 조선시대에도 성은 자유로웠다.
2.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모순된 사회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3. 성윤리를 강조하면서도
4. 열녀라는 이름을 붙여 죽음을 강요하고
5. 간통한 여자는 노비로 삼고, 고려시대에는 간통남을 살인해도 무죄이며 아내는 내쫓았다.
6. 합법적 매춘부인 기생제와 축첩제(첩을 둘 수 있는 제도)로 남편은 첩을 여러 명을 둬도 되고
7. 아내는 질투하면 '칠거지악'으로 금기시했다. 엄격한 성적 억압은 동성애를 만들었다.
결론)
조선시대가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다.
지금도 스스로 양반 가문이라며 목에 힘주는 사람들이 있다.
내로남불은 우리의 아주 오래된 고유 전통(?)이다.
전통주를 만든다고 하면서
머리를 기르고
개량 한복을 입고
어려운 한자를 써가면서 전통 양조 기술자인냥 근본 없는 흉내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술과 김치는 한복 입었다고 맛있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통은 과학이다.
발효학, 미생물학을 기본으로 하는 생명 공학, 바이오 공학이다.
국뽕에 취하지는 말고
전통주에 취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