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훔치고 싶은 스웨덴의 제도

4) 명확한 Job & Description.

by thankyouseo

2-4. 행복한 일터 만들기 - 스웨덴의 제도 4탄!


예전에 사수인 차장님께 크게 배운 게 하나 있다. '업무는 패스와 토스야'. 왜 우리의 일의 경계는 항상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을까? 일의 주체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을 때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이들은 모두 그 일을 떠맡게 된다. 과연 이게 효율적인 것일까?


④ 명확한 Job & Description (Feat 계약서!)


- 핵심 Point : 명확하게 문서화되어 있는 나의 일과 너의 일. 주인 없는 일 따윈 없다.

나의 일에만 집중하면 돼요. Job & Description이 계약서를 쓸 때 명확하게 적혀 있습니다.

새로운 업무를 해야 할 때는 이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 (연봉 인상 or 보너스 등) 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 스웨덴 사례 : Senior Logisitc Assisant 인 'D'는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이라 항상 일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그와 계약서를 체결하면서 연봉이나 휴가, 다른 Benefit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명기를 하였다. 하지만 계약서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첨부되어야 한다. 혹은 사전에 협의가 완료되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Job & Description (이하 JD로 표기함). 이 사람이 담당하게 될 일에 대한 List up이 명확하게 되어 있다. 계약서와 함께 합의가 된 JD 이외의 일을 그에게 요청할 때에는 당연히 그에게 주어질 추가적인 보상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한다. 그와 계약서를 체결할 때 해당 JD를 기준으로 상호 연봉과 Benefit를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일 이외의 것들을 수행하게 해야 될 때에는 이에 걸맞은 추가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D'는 이러한 명확한 시스템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업무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고 자신의 일에 100% 집중을 할 수가 있다. 어쩌면 그의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보다도, 명확하게 주어지는 JD, 나의 일에 대한 명확한 List up이 그가 그렇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 Why? 한국의 눈치의 문화이다. 합의보다는 하달의 문화이며, 이렇기 때문에 하달된 업무에 대해서 눈치껏 수행을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는 패스 혹은 토스이다'라는 말이 더더욱 와 닿지 않았나 싶다. 한 명이 수행하면 될 일을 결국 서로 패스와 토스를 하려 하다가 모두가 신경 쓰고 모두가 하게 되어 있다. 당연히 일의 주인이 정해져 있기 않기에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새로운 일을 맡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보상은 생각할 수가 없다. 아마 대부분의 한국의 직장인들이 그럴 것이다. 내가 합의한 내용에 대해서는 일이 더럽거나 힘들어도 괜찮다. 하지만 내가 합의하지 않았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고 이러한 문제로 꾸지람이나 어려움을 받게 된다면 이러한 부분들이 정말 참을 수 없는 부분이 된다.


- 나의 경험 : 앞서 사례에서 언급한 'D'에게 신생법인이다 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자꾸 튀어나와서, 그나마 가장 그 일과 비슷한 일들을 수행하는 그에게 맡아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 차분한 성격의 그가 차분하게 나에게 말했다.'생각을 좀 해 볼게'. '네 알겠어요'가 절대 아니다. 이 일은 원래 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원래 내가 할 이유가 없는데 일단 생각을 좀 해 본다는 것이다. 하루나 이틀 정도 고민을 하고 그가 말했더랬다.'내가 그 일을 맡을게. 그럼 내가 어떠한 추가적인 Benefit을 받게 되지? 내 생각에는 연봉을 다음 달부터 10% 올려 주는 게 맞을 것 같아. 이 업무의 양이나 Depth를 생각한다면 말이야'.

처음에는 이러한 태도나 방식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5년간 생활하며, 스웨덴 직원들의 방식과 문화를 이해하게 되자, 합리적이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틀린 말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회사는 급여에 민감하다. 연 중순에 이러한 상황 때문에 직원의 급여를 바꿀 수 없다. 결국은 다른 유인책으로 그를 만족시키고 이해시켜야만 한다. 그를 만족시키기 위해 스웨덴의 기준으로 당연한 연봉 인상을 바로 해 주지 못했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과 배배 꼬인 방식으로 그를 이해시키고 어떻게든 만족시켜야만 했다.

'D'는 훌륭하고 인성도 훌륭한 직원이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알겠어. 너를 믿으니까 너랑 일하고 싶으니까 너의 제안을 받아들일게. 근데 왜 일을 더 어렵게 하고, 너는 거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니?'. 할 말이 없었다.


직장생활 11년 차인 나도 요즘 것들에 해당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른들께서 흔히 그런 말들을 하곤 한다. '요즘 것들은 책임감과 열정이 없어. 우리 때는 말이야. 내가 다 했어'. 그래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 옛날에는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020 원더 키디 시대가 다가왔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이제 경제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합리적인 방식과 보상 없이, 요즘 것들에게 책임감과 열정을 따진다는 게 맞는 방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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