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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Nov 17. 2021

[수의사가 분석하는 동물 캐릭터] 영화 죠스

수의사가 분석하는 영화 죠스의 주인공 죠스



출처 : 영화 죠스



 백상아리는 해양 생물 중에서 인류에게 가장 공포의 대상인 동물입니다. 6m가 넘는 거대한 몸집,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자비가 없어 보이는 그 눈빛은 인류에게 공포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공포감을 심어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영화가 있으니, 바로 백상아리를 소재로 한 영화 죠스입니다. 죠스는 식인 상어라는 소재로 만든 공포 영화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흥행몰이를 한 영화이자 지금의 스티븐 스필버그를 있게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흥행과 동시에 백상아리라는 생물은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라는 이미지가 박혔는데요. 그러나, 제가 본 죠스는 조금 다릅니다. 과연 죠스는 어떤 특징을 가진 동물일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죠스 /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1978.04.22.





출처 : 영화 죠스





죠스는 암컷 백상아리일 것이다.



출처 : 영화 죠스




 영화 죠스에 나타나는 죠스는 7m의 거대한 몸집을 가진 상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또한 다른 상어들에 비해 조금 육중하면서도 동그란 몸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외형을 갖춘 상어는 바로 백상아리(Great white shark)입니다. 또한 백상아리는 수컷이 평균 3m, 암컷이 평균 5m로 암컷이 훨씬 크며 7m 이상의 백상아리는 거의 다 암컷입니다. 따라서 죠스는 암컷 백상아리라는 결론이 나오죠. 그리고 죠스는 3톤의 무게를 가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정도면 전 세계의 백상아리 중에서 가장 무거운 축에 속할 것입니다.


 백상아리는 상어 중에서 뱀상어 다음으로 난폭하면서 세 번째로 큰 종입니다. 서식지는 거의 전 세계에 있는 대양인데, 우리나라에도 가끔 출몰할 정도로 그 서식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또한 다른 해양 동물과는 다르게 정온동물로 모든 대양을 이동할 수 있어 서식지의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다만,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남아공, 호주, 뉴질랜드, 캘리포니아, 멕시코 정도가 있습니다.





죠스는 생존경쟁에서 밀린 백상아리다.



출처 : 영화 죠스



죠스 정도의 크기 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백상아리일 것입니다. 이 정도의 크기 면 모든 서식지에서 대장을 먹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 죠스는 사람에게 굉장히 집착합니다. 사실 사람은 백상아리가 먹기에는 지방이 너무 없고 맛도 없으며 심지어 냄새도 이상하여 먹이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백상아리는 처음에는 사람을 물개로 보고 착각하여 깨물었다가 뭔가 맛이 이상해서 다시 놓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죠. 백상아리가 선호하는 먹이는 지방이 풍부한 물범으로 한 번에 많은 열량을 섭취할 수 있어서 상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죠스는 왜 사람에게 집착할까요?



우선 죠스는 물범이 서식하는 황금 어장에 자리를 잡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물범을 먹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사람을 먹게 되었을 것 같습니다. 즉, 죠스는 생존 경쟁에서 다른 백상아리에게 다소 밀렸기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먹게 되었다는 것이 저의 추측입니다. 사실 죠스 정도의 크기 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백상아리고 모든 서식지에서 대장을 먹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참 특이하군요. 아마 덩치만 크고 실제 힘은 약한 것 같습니다. 다른 예로, 늙은 사자나 호랑이의 경우 예전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여 전에 먹던 사슴이나 소를 먹지 못하고 힘없는 사람을 습격하는 경우가 잦다고 합니다. 아마 죠스도 이런 경우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보니 약간 안타까운 죠스. 사실 생존경쟁에서 밀린 백상아리일 가능성도 있다. / 출처 : 영화 죠스





죠스가 범고래를 이긴 건 그 범고래가 약해서 그런 것이다.
출처 : 영화 죠스


 영화 죠스에는 백상아리가 범고래를 물어 죽인 장면이 몇 번 나옵니다. 그러나 실제 세계에서는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백상아리가 아무리 커도 범고래의 크기에는 미치지 못하는데, 백상아리의 최대 크기는 약 7m며 범고래는 최대 10m까지 나가고 몸무게는 백상아리는 최대 2톤이지만 범고래는 최대 10톤으로 거의 5배 차이가 납니다. 압도적인 백상아리의 치악력을 제외하면 힘에서도 범고래에게 많이 밀리는데요. 문제는 범고래는 지능이 매우 뛰어나며 혼자 다니지 않고 무리 지어 다닌다는 점에서 사실상 백상아리는 범고래를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입니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깔고 죠스가 범고래를 물어 죽인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죠스가 죽인 범고래의 사체를 자세히 보시면 혼자 있으면서도 생각보다 그 크기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요. 실제 사진에서는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죽은 범고래의 크기는 약 3m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범고래는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약한 범고래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아마 죠스는 우연히 이런 약한 범고래를 발견하여 운 좋게 죽였지만, 실제 범고래 무리를 만나면 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실제로 백상아리가 범고래와 만나면 지금 누워있는 동물은 범고래가 아니라 백상아리일 것이다. / 출처 : 영화 죠스






죠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선 생선 토막을 던져주자.


출처 : 영화 죠스


영화에는 죠스와 맞서 싸우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러나 사실 이것은 효율적이지 못한 행위입니다. 아무리 식인을 하는 죠스라도 좀 더 맛있는 고기에 끌리는 법. 사람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백상아리에게는 자존심 다 접어두는 행위일 것입니다. 그런 죠스에게 만약 습격 당했다면 차라리 생선 토막을 던져주는 것이 빠르게 위기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맛없는 사람보다는 맛있는 생선에 더 눈길이 가기 때문이죠. 영화 죠스에서 배에서도 습격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배에서 잡은 물고기가 한 마리라도 있어서 죠스에게 던져주었으면 저 사람들은 모두 살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입니다.



백상아리가 좋아하는 물개 / 출처 : 픽사베이




마치며



출처 : 영화 죠스




지금까지 죠스에 대해서 분석하였습니다. 죠스는 암컷 백상아리로 비록 덩치는 크지만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 사람을 먹었을 것이며 죠스가 범고래를 이긴 건 그저 운이 좋았을 것이며 죠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선 생선 토막이면 충분하다는 것에 제 결론이었습니다. 비록 백상아리가 사람들에게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고 공포의 대상이 되었지만 사실 사람에 의해 죽는 숫자가 훨씬 더 많고 그 개체 수가 계속 줄어들어 지금은 보호종이 되었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죠스라는 영화는 고대 동물을 소재로 만든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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