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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Dec 26. 2022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인형 빵빵덕

빵빵덕의 홍조는 정상적인 경우가 아니다!






 여러분은 빵빵덕을 아시나요? 빵빵덕을 본 사람들이라면 이름은 몰라도 모습은 많이 익숙할 것 같습니다. SNS에서 특히 이 인형은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요. 이 오리 인형은 '안녕미미'라는 작가가 만든 캐릭터로 처음에는 한정 판매를 하다가 결국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되자 다른 업체와 협업하여 물량을 생산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하죠. 사실 요즘에도 이 빵빵덕 인형을 구하는 건 쉽지 않은지 대기가 많이 밀려 있다고 할 정도라고 합니다. 빵빵덕의 매력은 초점 없는 순수한 눈, 그리고 얼굴에 있는 부어있는 홍조가 특징인데요. 과연 빵빵덕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지, 그리고 저 부어있는 홍조에 숨겨진 슬픈 비밀은 무엇인지 추측해 보겠습니다.








저 홍조가 사실 좋지 않은 증상일 수도 있다.







빵빵덕은 8주 이하의 새끼 오리일 것이다.







 빵빵덕은 우선 집오리로 추측된다. 집오리는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흰색 오리로 새끼 오리일 때는 노란색 털을 가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다른 오리들 역시 어릴 때는 노란색 털을 가질 수 있지만, 확률상으로는 집오리일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집오리는 청둥오리를 개량하여 만든 품종으로 식용을 위해 개량된 경우였으나 야생에도 방생되면서 우리 주변의 호수나 하천에도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집오리





 집오리는 앞서 설명드렸듯 어렸을 때는 노란색 털을 가지다가 크면서 흰색 털을 가지게 되는데요. 노란색 털에서 흰색 털로 바뀌는 기간은 약 6-8주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 노란색 털을 가진 빵빵덕은 8주 이하의 어린 새끼 오리로 판단되는데요. 아마 빵빵덕이 모두 자라게 되면 흰색으로 바뀌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참고로 오리의 경우 16주-28주 정도 되면 완전한 성체 오리로 거듭난다고 합니다. 빵빵덕이 커서 어른 오리가 된다면 어떻게 변할지 저도 궁금하네요.








빵빵덕은 수중 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다.






 빵빵덕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리발 즉, 물갈퀴가 없는데요. 사실 물갈퀴는 오리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물갈퀴는 오리가 물에 잘 뜨도록 도와주면서 물에서 앞으로 잘 헤엄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펠러 역할을 하는데요. 이 물갈퀴는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으며 단 일주일만 지나도 수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빵빵덕은 이러한 물갈퀴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요. 아마 유전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물갈퀴가 없다면 물을 헤치고 나아가지 못할 것이고 물에 뜨는 것도 다른 오리들에 비해 힘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빵빵덕은 수중 생활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물갈퀴는 몸체에 비해 면적이 넓어 육상 생활에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물갈퀴가 없는 빵빵덕은 육상 생활은 적응을 잘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갈퀴가 없는 빵빵덕







빵빵덕은 부리가 너무 짧아 물에서 먹이를 잘 못 잡을 것이다.





 오리의 부리는 먹이를 입에 고정시키고 삼킬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오리 이빨처럼 보이는 돌출부는 라멜라(Lamellae)라고 하는데 이를 이용해 먹이를 고정하고 혹은 식물 물질의 일부를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이 라멜라는 이빨과는 전혀 다르며 부리의 일부입니다. 만약 이 부리가 짧게 되면 물고기와 같은 미끄러운 먹이를 잘 고정하지 못할뿐더러 물고기를 사냥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힘들 수 있는데요. 그래서 부리가 짧은 새의 경우 보통은 씨앗과 곡식을 먹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죠.




오리의 부리




 그런데 빵빵덕은 얼굴에 비해 부리가 매우 짧습니다. 그래서 물고기와 같은 수중생물을 사냥하기에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사냥하는 것도 힘들지만 힘들게 물고기를 잡아도 그 물고기를 입에서 놓칠 확률이 너무 높죠. 그래서 빵빵덕은 물고기를 잘 잡아먹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 빵빵덕은 수중 생활도 힘들고 물고기도 잘 먹지 못하니 곡식이나 씨앗, 열매와 같은 것들을 위주로 먹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중 생활은 하기 힘들어 보이는 빵빵덕




빵빵덕은 얼굴에 피부염을 앓고 있을 것이다.





 얼굴에 크게 부풀어 오른 붉은 반점. 과연 여러분은 저 홍조가 정상적으로 보이시나요? 사실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저러한 홍조가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피부염이 너무 심하게 발생하여 붉게 발적 되어 부종까지 생길 경우 저렇게 될 수 있는데요. 원인은 지속적인 외부 자극, 미생물 감염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빵빵덕의 홍조는 어쩌면 피부염으로 의심되는데요.




Muscovy duck(머스코비 오리)



 그런데 저러한 홍조가 정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오리도 있습니다. 바로 Muscovy duck(머스코비 오리)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홍조는 아니고 볏과 비슷한 조직을 얼굴에도 가지고 있으며 Caruncle(볏)이라고 합니다. 머스코비 오리는 원산지는 멕시코와 중남미로 70cm에 무려 7kg이 나갈 수 있는 대형 오리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빨간 마스크를 쓴 것 같은 얼굴에 빨간 조직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병적인 것이 아니라 닭의 볏과 같은 성질의 조직입니다. 이러한 조직은 생후 14주 령부터 나기 시작하여 22주가 되면 볏이 얼굴 전체에 형성됩니다.





피부염으로 인한 발적과 부종



 하지만 빵빵덕은 집오리로 추측되며 이러한 볏을 가지는 것이 사실 정상적이지는 않은데요. 그래서 저는 빵빵덕이 얼굴에 만성적인 피부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어쩌면 낫지 않는 피부염 때문에 고생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동물 병원에 진료 한 번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빵빵덕의 홍조, 어쩌면 피부염일 가능성이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빵빵덕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빵빵덕은 8주령 이하의 집오리일 것이고 물갈퀴가 없어 헤엄을 못 쳐 수중 생활이 어려우며 물에서 먹이를 잘 먹지 못할 것이고 얼굴에 있는 홍조는 피부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빵빵덕의 인기는 요즘도 식을 줄 모르는데요. 과연 빵빵덕은 러버덕을 잇는 오리 캐릭터의 대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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