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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삼한 수의사 Jul 28. 2021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루니툰 트위티

수의사가 보는 조류 트위티

출처 : 루니툰

워너브라더스의 루니툰에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습니다. 그중에서 토끼인 벅스 버니와 트위티가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캐릭터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벅스 버니보다는 트위티의 인기가 더 많아 보이는데요. 비록 워너브라더스의 캐릭터이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디즈니 캐릭터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워너브라더스에서 이 사실을 알면 굉장히 섭섭해할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워너브라더스의 대표적인 새 캐릭터 트위티에 대해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감 있게 수컷 병아리 쪽으로 가닥을 잡고 분석을 진행하다가 실제 루니툰에서 병아리 말고 다른 종의 조류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바람에 분석 자체를 새로 했던 기억이 납니다. 외형만 대충 보고 병아리라고 추측한 제 자신을 반성하고 동물의 이해는 끝이 없다는 겸허한 자세를 되새기겠습니다.

출처 : 루니툰



트위티는 수컷 카나리아다.


출처 : 루니툰


 몸 전체가 노란색 털로 되어 있는 트위티. 많은 조류들이 노란색 털을 가질 수 있지만 이미 루니툰에서 트위티는 카나리아(Canary)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카나리아는 사람에 의해 길러진  400년이 넘은 역사가 깊은 애완조류로 크기가 15cm 내외이며 수명은 12-15 정도 된다고 합니다. 원산지는 이름처럼 카나리아 제도에서 유래하였는데 카나리아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모두 노란색 털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대중매체에서 소개되는 카나리아는 집 카나리아로 집에서 애완용으로 키우기 위한 종으로 개량된 경우입니다. 또한 트위티는 비록 속눈썹이 길어 암컷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만화 내에서 노래를 잘 부르는 모습으로 보아 수컷이 맞는 것 같습니다.


 

출처 : pixabay
출처 : 루니툰
트위티는 유독 가스에 매우 민감할 것이다.


출처 : 루니툰


 카나리아는 센서 기계가 나오기 전까지 광산에서 주로 사용하였는데, 광산에서 유출되는 유독가스에 매우 빨리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산화탄소의 경우 무색무취로 사람의 눈으로 알아차리기 매우 힘든데 카나리아를 이용하여 사람에게 중독되기 전에 미리 알아차리도록 해주는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카나리아 이렇게 유독가스에 민감한 이유는 조류 특유의 효율적인 호흡 체계와 빠른 신진대사에 있습니다.


 먼저 조류의 호흡은 사람과 매우 다릅니다. 사람은 공기가 폐로 들어오고 나가는 두 방향으로 기체가 흐르게 되지만 조류의 경우 공기주머니(Air sac ; 기낭)의 존재로 인해 호흡기에 들어온 공기가 폐로 바로 들어가지 않게 기낭에 저장한 다음 폐로 보내게 되는데 덕분에 한 방향으로만 기체가 흐르도록 해줍니다. 그래서 조류는 사람보다 훨씬 높은 효율의 기체교환을 할 수 있으며 저산소의 높은 고도에서도 원활하게 산소 교환이 일어납니다. 사람의 경우 기체 호흡 효율이 30% 라면 조류는 거의 100%에 육박합니다. 그 외에도, 카나리아는 굉장히 빠른 신진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분당 호흡수는 60-80회이나 심장 박동수는 적게는 분당 300회에서 많게는 1,000회까지 뛰게 되는데 그로 인해 기체 교환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는 편입니다.


 위의 특징을 종합하면 기체교환의 효율도 좋고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는 것이 결론인데, 문제는 이러한 점으로 인해 조금의 유독가스에 노출되더라도 체내에 빠르게 퍼져 금방 위험해질  있다는 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카나리아는 유독가스에 매우 취약한 점을 가지고 있으며 트위티 역시 유독가스에 매우 민감하고 취약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트위티는 발에 질병을 앓고 있을 것이다.


출처 : 루니툰


 트위티는 유독 발이 크고 부풀어 올라있습니다. 사실 이는 결코 정상적인 발로 볼 수 없는데, 어쩌면 발이 매우 부풀어 오른 것으로 보아 범블풋(Bumblefoot)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범블풋(Bumblefoot)이란 단백질 과다 섭취로 인해 요산이 쌓이거나 세균 감염이 있을  발이 부풀어 오르는 증상으로 수의학적 명칭은 제위위염(Pododermatitis)라고 합니다. 요산이 쌓였을 경우는 보통 사료를 교체해 주어야 하며, 세균 감염이 있을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와 Epsom salt 치료를 병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조류를 키우시는 반려인이라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병이기도 합니다. 트위티 역시 범블풋으로 의심되니 동물 병원에 내원해서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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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루니툰


트위티는 사람이 말하는 목소리를 못 들을 수도 있다.


출처 : 루니툰


 카나리아의 가청 범위(Hearing range) 1,100Hz-10,000Hz 정도입니다. 50Hz-20,000Hz를 들을 수 있는 사람에 비하면 상당히 좁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소리를 내는 주파수는 남자의 경우 평균 100Hz, 여자가 200Hz 정도인데 카나리아의 가청 범위를 한참 벗어난 저주파이므로 어쩌면 사람이 말하는 소리는 잘 못 들을 수도 있겠습니다.


출처 : 루니툰


마치며


출처 : 트위티


 지금까지 트위티에 대해서 분석해보았습니다. 트위티는 수컷 카나리아로 유독가스에 매우 민감할 것이며 발에 질병을 앓고 있을 것이고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한때 광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명피해를 막아준 카나리아. 어쩌면 우리 인간은 이들에게 정말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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