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가 보는 쿼카 다이노탱
호주하면 생각나는 동물은 무엇인가요? 바로 캥거루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캥거루 다음으로는 코알라가 있겠군요. 그런데 캥거루, 코알라보다 훨씬 더 귀엽다고 평가받는 동물이 있습니다. 한때 이 동물과 셀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던 동물, 바로 쿼카(Quokka)입니다. 쿼카와 관련된 캐릭터가 있을까 하다가 캐릭터 기업 다이노탱을 이끌고 있는 쿼카가 제 눈에 보였습니다. 다이노탱 쿼카는 아마 휴대폰 케이스나 그립톡에서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과연 이 쿼카는 어떤 특징이 있을지 분석해보겠습니다.
다이노탱 쿼카는 호주에 사는 캥거루과의 쿼카다.
다이노탱 쿼카가 쿼카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웃고 있는 입꼬리가 다이노탱 쿼카가 쿼카임을 증명하고 있는데요. 쿼카(Quokka)는 캥거루과에 속하는 동물로 호주 퍼스 연안의 남서부 로트네스트 섬에만 서식하고 있습니다. 크기는 약 50cm에 무게는 3-5kg 정도 나간다고 하는데 성체 고양이 정도 크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개체 수가 1만 마리 정도밖에 되지 않아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쿼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웃는 표정입니다. 사실 이처럼 웃는 표정의 원인은 잘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수의사인 제 추측으로는 입 주변 근육의 해부학죽 위치에 의해서 우연히 웃는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즉, 쿼카가 웃는 것은 사실 웃는 것이 아니라 웃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쿼카가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면서 웃는 표정을 가끔 지을 때도 있는데 그것은 웃는 것이 아니라 더울 때 짓는 표정일 수도 있습니다.
다이노탱 쿼카는 고창증을 조심해야 한다.
초식동물인 쿼카는 나뭇잎이나 뿌리와 같은 음식을 먹고 삽니다. 또한 가끔 먹은 것을 역류시켜 다시 씹어 삼키기도 하는 반추동물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쿼카의 위(Stomach)는 초식동물의 위처럼 되어 있어 풀을 소화시키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이노탱의 쿼카는 마시멜로를 들고 있는 사진이 유독 많은데요. (다이노탱 쿼카와 제가 마주친다면 제 잔소리를 들을 것 같군요.) 쿼카가 탄수화물과 당이 많은 마시멜로를 너무 많이 먹을 경우 비만이 될 수 있으며 위에 가스가 많이 차 주변 조직을 압박하여 괴사시키는 고창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다이노탱 쿼카가 부디 마시멜로를 끊고 초식동물의 식습관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이노탱 쿼카는 물 섭취 없이 한 달을 버틸 수 있다.
비록 다이노탱 쿼카가 이것저것 먹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쿼카는 마음만 먹으면 물과 음식이 제공되지 않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습니다. 특히 물은 한 달 동안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처럼 영양분을 장기간 섭취하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꼬리에 있습니다. 쿼카는 먹고 남은 영양분을 꼬리에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는데, 이는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기 전에 음식을 먹어 영양분을 피하 지방으로 저장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다이노탱 쿼카 역시 조난을 당한 위기에 처해 물과 음식을 먹지 못하더라도 한 달 정도는 잘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이노탱 쿼카를 함부로 만질 경우 30만원을 벌금으로 내야 한다.
모든 야생 쿼카는 호주 남서부 퍼스 연안의 로트네스트 섬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비록 1만 마리의 쿼카가 살아있어 멸종 위기는 아니지만 모든 쿼카가 한 곳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기에 호주 당국은 쿼카를 보호하기 위해 극단의 보호책으로 쿼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즉, 만지기만 해도 호주 300달러의 벌금을 내야하는데요. 이는 약 25-30만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쿼카를 두고 웃으며 다가오는 벌금이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하필 쿼카는 사람들과 워낙 많이 마주쳐서 사람들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노탱 쿼카 역시 호주에서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귀엽다고 만졌다간 30만원의 벌금을 내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으니 저 멀리서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이 쿼카들에게 밥을 주는 것도 금지입니다.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야생성을 잃고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다이노탱 쿼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이노탱 쿼카는 호주에서만 서식하는 쿼카로 자주 먹는 마시멜로로 인해 고창증에 걸릴 수 있으며 꼬리에 저장된 지방 덕에 물과 음식 섭취 없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으며 다이노탱 쿼카를 만지면 벌금이 30만원이라는 것에 제 결론이었습니다. 사실 쿼카를 만지면 벌금을 지불하도록 하게 된 계기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사람들은 쿼카에게 불을 붙여 화상을 입히기도 했으며 전자담배를 물려 쿼카를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호주 정부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국토에서만 서식하는 쿼카를 보호하기 위해 강한 보호책을 도입하였습니다. 부디, 동물들에게 절대 장난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그 장난이 본인에게 되돌아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