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하는 1기 신도시들
부동산 투자 시 초보자들이 제일 실수하는 부분은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할 때 제일 먼저 봐야 할 것은 바로 숲인 것이고 아파트 구매 시에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오늘 아침 늙어가는 1기 신도시에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글을 읽게 되었다. 그 글의 요지는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늙어감에 따라 수리비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게 되고 거주성은 점점 떨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리모델링이 여유치 않아 투자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주위에 새 아파트를 공급할 토지가 없어 노후 아파트들 사이에 유일하게 공급된 새 아파트는 희소성이 있게 되어 투자적 측면에서도 부각된다는 것이다.
과연 희소성 때문에 투자가치가 있을까? 'A big fish in a small pond'라는 미국 속담과 같은 우물 안의 개구리 해석이 아닌가 싶다. 꼭 희소성이 부동산의 투자가치를 말하지는 않는다. 희소성을 따지지 전에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부동산의 큰 흐름이다.
우리나라 부동산의 큰 흐름은: 인구는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이고, 더 이상의 신도시는 없을 것이며, 수십 년 동안 방치되었던 구도심 재생사업이 주를 이룰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 흐름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아파트 사랑을 고려했을 경우, 아파트를 꼭 사야 한다면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내가 사는 동네의 (쇠퇴해가는 동네의) 새 아파트를 사기보다는 2기 신도시의 아파트나 서울 도심에 공급되는 아파트를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약 꼭 아파트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서울 구도심의 단독주택이 투자가치면에서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쇠퇴해가는 1기 신도시가 살아남을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이다. 그러나 시대적 흐름, 기술적, 그리고 법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일부 입지가 좋은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고 대다수 단지들은 사업성 부족으로 리모델링의 실현이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무분별하게 아파트를 마구 지어댄 나라가 지구 상에 또 어디에 있을까? 죽어가는 고층아파트 도시의 재생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정부 차원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설상 해결 방안이 있다 해도 인구가 현상유지되거나 늘어나지 않는다면, 입지의 이점이 없는 동네들은 도시재생의 가치가 없을 것이다.
by Samuel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