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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신 Jan 31. 2021

맛있는 커피를 위해 직접 커피콩을 볶아보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는 나의 목표에 조금 더 나아가게 해준 성공

 우리 삶에서 커피라는 존재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많은 카페들이 생겨나고  커피의 맛을 평가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드는 카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커피를 배우면서 항상 느꼈던 점은 커피 또한 음식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취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취향을 결정하는 커피의 맛은 어떤 부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커피의 최종적인 맛을 결정 짓는 부분은 굉장히 많은 건 사실이다. 커피를 볶는 로스팅도 중요할 것이고 커피를 내리는 기구,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역량,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분위기 또한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물론 커피가 재배되는 나라, 생두가 가공되는 방식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관여할 수 없는 생두의 재배는 제외했다. 내가 직접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직접 커피를 재배하여 가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키우기도 힘들 뿐더러 키워서 재배를 한다고 해도 맛이 없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할까? 나의 대답은 로스팅이었다.


 생두는 재배되는 나라마다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과일의 신맛을 가지고 있는 생두도 있고, 과일이나 초콜릿의 단맛을 가지고 있는 생두도 있으며 꽃, 허브의 향을 가지고 있는 생두도 있다. 이런 생두에 열을 가해 볶으면서 생두의 개성있는 향미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과정을 로스팅이라고 한다. 로스팅을 하는 방식은 수도 없이 많지만 로스팅을 하는 로스터의 역량에 따라 생두가 가지고 있는 향미를 발현시키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 아무리 향이 좋고 맛도 좋은 생두를 가지고 있더라도 로스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절대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없다(여기서 맛있다는 표현은 생두가 가지고 있는 향미를 최대한 발현시킨다는 표현으로, 잘못된 로스팅이라는 표현은 그 생두에 맞는 로스팅이 아니다라는 표현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커피를 마시려면 로스팅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각각의 생두가 가지고 특성에 대해서 배우면서 이런 특성, 향미를 발현시키는, 그리고 내가 추구하는 맛을 발현시킬 수 있는 로스팅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바로 학원에 문의해 로스팅 수업을 듣게 되었다. 처음으로 커피콩을 볶는 순간이었다.


 가장 중요한 과정인 만큼 내가 배운 것들 중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생두가 가지고 있는 특성의 이해도도 높아야 했고 온도, 화력, 시간이라는 변수도 생각해야했다. 수업이었기 때문에 시험도 존재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시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변수를 건드리면서 커피를 볶아보면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항상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선생님께서 방향을 잡아주셨지만 조금 지나서는 직접 내가 프로파일을 작성하고 변수를 조정했다. 그리고 그 변수들로 인해 생겨나는 변화, 차이점을 분석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이런 차이를 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웠다. 내가 한 변수에 변화를 주었을 때 나타나는 변화들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맛을 보면서 어느 부분에서 변화를 주면 맛이 더 나아질 것인지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선생님께서 내가 볶은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조언들도 해주셨고 잘 볶았다고, 맛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실 때마다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다음 로스팅을 진행했다. 그리고 가족들, 그리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 사장님, 매니저님에게 나의 첫 로스팅 커피를 내려 드리고 좋은 평을 들으니 뿌듯하기도 했고 로스터 혹은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느끼는 보람도 아주 조금이지만 느꼈던 것 같다.


 로스팅은 나에게 많은 질문도 던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지만 로스팅을 하는 내내 기분은 좋았던 것 같다. 볶으면서 올라오는 원두의 고소하면서도 달달한 향도, 녹색에서 노란색, 노란색에서 갈색으로 바뀌는 색깔도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많은 경험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직접 로스팅을 해 손님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로스터리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추구하는 향과 맛을 가진 커피를 손님들에게도 주고 싶다면, 그리고 더 나아가 나의 원두를 브랜드화 시키고 싶다면 로스팅이라는 것을 더 배우고 더 많이 해보아야 할 것 같아 다른 곳에서도 로스팅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어렵기도 했지만 그 어떤 수업보다 재미있었던 나의 첫 로스팅은 나의 꿈을 더 구체화시켜주었고 그 꿈을 위해 내가 앞으로 어떤 것을 더 배워야 할 지 알려준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정말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는 나의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 것이었다.


 처음으로 커피콩을 볶은 나의 첫 로스팅은 내가 원하는 맛과 향을 가진 커피, 그리고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는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조그만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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