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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신 Jan 31. 2021

커피를 만들며 내 꿈을 찾다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찾게 해준 성공

 나는 이제껏 아르바이트를 2번 정도 해보았다. 첫 번째는 어머니께서 대학교에 입학 후 스스로 돈을 벌어보라고 지인 분을 통해서 구해주신 술집 서빙 아르바이트였고 두 번째는 지금 하고 있는 카페 아르바이트이다. 이 아르바이트는 내 힘으로 구한 첫 아르바이트이다. 처음에는 자격증을 따면서 생긴 호기심으로 시작한 카페 아르바이트였지만 나중에는 나의 꿈을 찾게 해준 아르바이트였다.


 대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아르바이트, 소위 로망 아르바이트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카페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기도 하지만 무언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환상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전역 후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카페에도 여러 번 지원을 하기는 했지만 로망보다는 단지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중 카페에 관심이 생긴 건 당연히 바리스타 자격증 덕분이었다. 당연히 로망보다는 바리스타에 대한 관심이 먼저였다. 커피를 직접 만들어보니 계속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계속 만들려면 당연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다른 아르바이트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오직 카페뿐이었다. 그래서 자격증을 딴 후, 카페 아르바이트만 찾기 시작했다.


 당연히 쉽지는 않았다. 집 근처의 카페에서는 아르바이트를 잘 구하지 않았고 다른 카페들에는 집이 멀다는 이유로,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붙지를 않았다. 아무래도 카페라는 곳이 빨리 음료가 나가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경력이 하나도 없는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에 아무 카페에나 지원서를 계속 넣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는 카페에 붙게 되었다. 팔공산이라는 대구 근교의 산에 있는 카페였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차가 있어야 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마침 어머니께서 주말에는 차를 안 쓰셔서 출퇴근이 자유로웠고,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위치가 집에서 멀지 않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30분 정도 밖에 안 걸렸다. 이런 저런 조건이 운이 좋게 잘 맞아 내 첫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보다는 어려운 일이었다.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 만드는 곳이 아니라 다른 음료도 만들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레시피를 외우는 것도 일이었다. 음료를 빨리 내보내야 하는데 레시피가 계속 헷갈리기도 했다. 음료가 잘못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점차 일에 익숙해져 갔다.


 재밌었다. 날이 좋으면 주말에는 정말 바쁘고 너무 바빠서 쉬는 시간도 갖기 힘든 날도 많았지만 커피와 음료를 만드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카운터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손님들을 보면 가끔 한숨이 나오기는 했지만 가끔 음료가 맛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는 손님들을 보면 뿌듯하기도 했다. 바리스타가 자신의 커피를 마시는 손님을 보면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일까. 나도 모르게 바리스타가 되어 가고 있었다.


 내가 다니는 학과와 너무 맞지 않아 방황을 하던 나는 일을 하면서 나의 적성을 찾은 것 같았다. 일시적인 것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커피를 즐겁게 만드는 모습. 누군가가 내가 만든 음료를 즐기는 것을 보며 뿌듯해 하는 모습. 그리고 커피와 관련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 내가 일을 하면서 발견한 나의 모습은 영락없는 바리스타를 꿈꾸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나는 바리스타를 꿈꾸기 시작했다. 아니, 꼭 바리스타가 아니더라도 커피와 관련된 일이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중에는 조그마한 카페를 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커피라는 것이 처음에는 관심이었지만 일을 하면서 점점 꿈이 되어갔다.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생긴 것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구한 첫 카페 아르바이트는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 나의 꿈을 찾게 해준 조그만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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