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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성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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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입니다 May 26. 2021

위빳사나 명상 센터로 가는 길

이 명상이 내게 더 밝고 선한 곳에 쓰일 힘을 더해줄까

글은 긍정을 강제했다.


내 마음이 어디로든 마음대로 흘러갈 때

정처 없이 부정으로 채워지는 샘으로 흘러들어 갔다.


안타깝게도 생각이라는 것은 늘 그러했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보건데


부정적으로 흘러가게 두는 모든 생각들은 천천히 나를 죽이는 쥐약과 같다.


그걸 머리로는 알지만 알면서도

조용히 들이키고픈 마약 같았다.

SNS에 수많은 피드들이 내 삶을 살찌우지 못하더라도

내 호기심을 채워 계속 손끝으로 스크롤을 당기게 만들 듯이.

누가 쉽게 언급하지 않을 정도로 눈에 보이지 않는 행위 같지만,

나를 조용히 숨을 멎게 만드는 가장 조용한 독살.


내가 바라는 건 더 나은 삶이었다.


나는 지혜로운 이들이 남긴 말처럼, 세상에 무언가를 더 주려면 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라는 고민과

부끄러운 삶이 아닌 아름다운 삶으로 바꿔나가려면 어찌해야 할까라는 고민들에 답을 내놔야 했다.


아름다운 삶이라...

흘러가듯 이런저런 생각들이 가는 대로 사는 게 어찌 보면 편할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들 위에 서는 게 아니라, 생각이 내 존재 위에 서는 일.

그들이 나를 잠식하고, 내 행동을 지배하게 만드는 일.


하지만 인간으로 태어나 해야 할 일은, 내 안에 피어나는 생각들 중,


밝고 착한 녀석에게 먹잇감을 던져주는 일이어야 한다.


이 명상 프로그램이 내게 그럴 힘을 줄 수 있을까?

내 안의 밝고 아름다운 녀석에게 더 많은 먹잇감을 넉넉히 채워줄 수 있는 힘. 그 일을 어려워하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가는 길,

글을 쓰지 못한 채 명상만으로 나의 모든 부정적인 생각들을 잠재울 수 있을까? 나는 그럴 힘을 얻어낼 수 있게 될까?


부정적인 생각은 늘 원시의 뇌를 깨운다.


나의 창조성을 죽이며 폭력과 잔인한 이빨을 드러내게 만드는 그 원시의 뇌.


가만히 있으면, 문득 나의 머릿속은 이 원시의 뇌가 말하는 온갖 소리로 채워진다는 걸 깨닫는다.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아주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조차도, 나는 가장 본능적인 목소리로 불평불만을 새기고 있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온전히 온 힘을 다해 내가 바라는 나의 삶을 떠올려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나의 마음은 소중한 것을 쥐고도, 이를 거무죽죽한 쓰레기로 여길 테니까.

이건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수련 같다.


하지만 내 의지가 아니라 기도로 그 방법을 바꿔야 할까?

마치 내려놓음과 같이 말이다. 내 모든 생각을 선한 뜻으로 바꾸려 애쓰는 게 아니라, 내 잠재 의지가 알아서 일할 수 있게끔.


나는 어떻게든 조금은 두려웠다.

과연 내가 잘 살아가게 될까

잠재의식을 배웠으면서도

내 마음에 두려움이 간혹 고개를 드는 일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걸까?


내맡김의 실험으로 조용히 내 머릿속의 두려움마저도 내맡겨야 할까.


마이클 싱어의 내맡기기 실험 The Surrender Experiment을 내 삶에 어찌 더해볼 수 있을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모든 일에 잠자코 수긍하는 일.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일까?

그 모든 과정 속에서 긍정적인 면만을 보는 투명한 마음을 갖는 것.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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