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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비주 Aug 28. 2023

아침, 소리를 따라


고요한 아침 거실

매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까마귀 소리 따라 아침 그늘이 멀리 퍼진다

모처럼 '마음의 행로'가 시디플레이어에서 흐르고

눈치 없는 까마귀가 일정한 시간을 덧대어 운다


여름이 사라진다고

매미 울음을 가져갔다고

까악 까악 허공에 질러댄다

사그라지는 고요를 움켜잡고

시끄러운 세상 소리를 막아 본다

개가 짖는 소리도 들린다

가끔 자동차 소리도 들린다

아, 약속이나 하듯이 매미가 울기 시작한다

틈 사이사이로 운다

계속 울지 않는다


예쁜 새소리가 들린다

아주 초롱한 소리다

깜이가 냐옹 소리를 낸다

거실 가득 음악이 흐른다

매미가 또다시 운다


202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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