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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by 김비주


안개 가득한 길을 걸었네

모든 것들은 손사이로 빠져나가고

그리운 것들은 가슴으로 오고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생을 달렸네


하늘은 늘 머리 위에 있고

땅은 나를 거두고

허공을 가르며 떠다니던

생각 몇 개


함께 가고 있는가 이웃과 함께

두려워하고 있는가 거짓된 세계

버리지 않았는가 꿈꾸던 세계


스스로 밝아지는 태양과 함께

떠오르는 빛살들 몸에 받으며

우물 하나 길어 올린다



2015.9.20.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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