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성일 Feb 05. 2021

안녕, 우리들의 반려동물

: 펫로스 이야기

펫로스증후군 이란?
반려동물장례지도사 시점





이별 예식 중,

반려동물장례지도사 시점.


‘펫로스’는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음으로써

얻는 마음의 병이다. 10년 넘도록 함께 살아온

아이의 죽음 후 다른 이를 들이지 못하거나,

평상시 문득 아이와의 추억이 생각나 슬픔을 

겪는 증세다.

심하게는 우울증 증상까지 동반한다.

그렇다면 펫로스 증후군은 정말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생기는 말 그대로 ‘증후군’일까.

아니다.


펫로스로 인한 우울감은 반려동물이

죽음을 목전에 두었을 때는 물론, 일상 중

내 아이가 갑자기 떠난다는 상상만으로

현실 속에서 불현듯 느껴지기도 한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이에 대한 사랑을

축소하거나 추억을 무너뜨리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 화장 절차를 마치고 유골함을

직접 전달할 때까지 많은 보호자들이

담담하고도 굳은 결기를 내비치기도 한다.

하지만 유골이 된 아이와 다시 돌아가면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비통함과 함께

겨우 견뎠던 하루를 슬픔으로 기록한다.

그렇게 슬픔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늘의 아이’는 곤히 잠든 채

평소보다 멀리 나들이를 나왔다.

혹시라도 아이의 작고 하찮아진 몸이

손상될까 조심스럽지만 정성스럽게 염을 하고

보호자가 고민 끝에 고른 수의를 입혔다.


가족들만의 작은 공간에는 평소 아이가

좋아했던 간식과 장난감, 애착 인형을 두었다.

아이는 작은 관 안에서 깨우면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얼굴로 먼 여행을 준비하는 중이다.


보호와 가족이 충분히 슬퍼할 수 있는

마지막 시공간이다. 매우 넉넉한 시간을 들여

오래된 사진을 바라보거나, 어색하지만

진심이 가득할 편지를 쓰면서 보내는

이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반려동물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는 떠난다.







「안녕, 우리들의 반려동물 : 펫로스 이야기」 중에서




http://me2.do/x7vMFjPn

이전 24화 안녕, 우리들의 반려동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