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된 희망도 필요할 때가 있거든
만 5세가 되어갈 무렵, 막내의 꿈은 하늘을 나는 것이었다.
학교 갈 때, 올 때, 집에서 1,2층을 오르내리는 동안 하루 종일 날갯짓을 하며
열심히 연습하면 언젠가 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본디 그다지 말랑말랑하지 않은 성격이었던 엄마는
딸아이 낳고 촉촉한 동심 세계 잠시 경험했다가
아들 둘 키우는 동안 그나마 있던 습기(?) 싸그리 말라버리고 남은 건 커진 목소리 뿐이었기에
꼬맹이 귀염 짓에 흐뭇한 미소 짓다가도 '엄마, 나 언제 날아?' 진심 가득 담아 묻는 질문에
‘얘야,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단다…’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말을 삼켰었다.
킨더를 끝내고 1학년이 끝나가는 만 7세를 앞둔 지금,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지만 아무리 원해도 날 수 없다는 걸 아이는 스스로 깨닫기 시작한다.
그러기에 이제는 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경한다.
비행기, 새,,,,그리고 새롭게 경험한 연 날리기.
매일 저녁 한강에 나가 연을 날리는 건 한국에 와서 막둥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엄마, 나도 저렇게 날고 싶어’라고 무심히 말하는 꼬맹이에게 이제는 믿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말해본다.
‘그래, 아마도… 언젠가는.. 날 수 있을지도 몰라’
때로는 이루어지지 않을 줄 알면서도…어떤 간절함은 오늘의 삶을 딛고 일어서는 힘이 되기도 하거든.
열심히 줄을 당기며 띄우는 연 위로 한 무리의 새 떼가 주변을 돌다 멀리 날아간다.
오래전 기억 속의 멜로디를 나직이 흥얼거려본다.
날아가는 새들 바라보며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
파란 하늘 아래서 자유롭게에~
나도 따라가고 싶어.
(변진섭 1집 '새들처럼' 중, 1988)
그러니 헛된 꿈이라는 건 없다.
꿈을 꿀 수 있다는 건 오늘을 살아냈다는 증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