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중국에서 야채만두를 주문하면

by 호접몽


'언제 만두 한 번 빚어 먹어야지.'라고 생각만 한지 어언 2년은 넘은 것 같다. 어쩌면 더 오래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나 꼭 할 거야!"라고 주먹 불끈 쥐고 결심할 때 사실 별로 믿음직하지는 않다. 결심이 실행까지 가는 데에는 꽤나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아니 실행이 될지 안 될지는 보장이 안 된다. 허구한 날 결심해도 막상 실행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고 보면 만두를 사 먹은 지도 오래되었나 보다. 동네에 만두와 찐빵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가 있는데, 재료가 다 소진되면 문을 닫아버린다. 그곳을 지날 때면 한발 늦는 경우가 많았다. 몇 번을 허탕치고 나니 그냥 하루 날 잡아서 내가 원하는 재료로 빚어놓은 다음에 두고두고 먹어보리라 결심을 했다.



하지만 나도 그 결심은 실행하기를 미루고 미루기만 했다. 대부분은 재료 사는 것부터 잊어서였지만, 하루 날 잡기가 아깝고 번거로워서다. 책 읽는 것도 포스팅하는 것도 건너뛰고 하루 종일 만두만 빚기에는 귀찮기도 하고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해를 넘기고 넘기면서도 결심이 실행되기 어렵기만 하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인도와 중국에서 '만두'를 주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인도에서 맛본 티베트 음식인 '모모'와 중국에서 파는 '지아오즈'가 우리가 알고 있는 '만두'의 그 모양새다.



중국에서는 '짜장면'을 주문하면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음식이 나오지 않듯이, '만두'를 주문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다. 중국에서 '만두'는 꽃빵이나 팥 안 들어간 찐빵을 생각하면 되겠다. 또한 인도 음식을 계속 먹다 보면 한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티베트 음식을 시켜 먹으면 어지간히 비슷하다. 인도에서는 티베트 음식이 우리의 입맛에 맞는다. 티베트 음식 텐툭은 수제비, 뚝바는 칼국수, 모모는 만두를 생각하면 되시겠다.



그런데 어느 음식점이든 거기에서 잘 팔리는 메뉴를 시켜야지, 한 번 더 생각해서 혹은 궁금한 마음에 호기심으로 주문했다가는 살짝 곤혹스럽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문했는데 그냥 '아는 거 시킬걸' 하는 생각에 후회한 적이 있다. 기대하고 주문했다가 상상도 못 했던 맛에 실망했던 음식이 바로 '만두' 그중에서도 '야채만두'였다. 인도는 채식 메뉴가 일반적으로 함께 있고, 중국도 여러 가지 메뉴 중 채소가 들어간 만두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야채만두'를 시켰다가 당황했던 것이다.



바로 거기에는 고수 즉 코리안더(코리앤더)라고도 하는 그 강한 향신료가 기본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로 빼 달라고 할 틈도 없이 그들은 항상 그렇듯이 당연히 고수를 넣은 만두를 내보냈고, 나는 무방비 상태로 낯선 그 향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당연히 들어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으니 내 잘못이다. 감안하고 먹을 수밖에.



하지만 여행이 지속될수록 처음에는 낯설었던 그 맛이 점점 익숙해진다. 고수의 향에 익숙해질수록 인도와 중국에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도 여행 초반에는 일부러 빼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나중에는 그 맛에 익숙해지고, 여행이 끝난 후에는 은근히 그리워지기도 했다.



조만간 만두를 빚어 먹어야겠다. 내가 넣고 싶은 재료를 넣어서 정성스레 빚어서 말이다. 이미 머릿속으로는 생각을 다 해놨다. 두부도 넣고, 당면과 야채 많이 넣고, 묵은지도 잘 씻어서 총총 썰어 넣을 것이다. 만두피는 파는 걸로 할까 직접 반죽해서 해볼까 살짝 고민이다.



아, 이건 그냥 '생각'이다. 어쩌면 한동안 생각만 하고 말 그런 '결심'말이다. 가끔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생각만 했을 때에는 꽤나 괜찮을 것 같은데, 직접 해보면 너무 번거롭고 단박에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경우 말이다. 아마 나에게 만두 빚기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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