놔두고 시간이 좀 흐른 후에 다시 펼쳐들면 새로운 책이 있다. 이 책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가 그렇다. 이 책을 읽고 광화문글판 선정 과정을 알고 나니, 이 책의 가치가 더욱 느껴졌다. 그냥 누구 한 명이, 특히 높으신 분이 "이거 하자"라고 후딱 작품 선정하면 다들 손뼉 치고 그냥 그걸로 결정하는 게 절대 아니다.
1년에 4차례, 시인, 소설가, 교수, 문학평론가, 언론인, 광고인 등으로 구성된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를 통해 선정된다는 것이다. 선정위원들은 교보생명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민들의 공모작과 각 선정위원들이 발굴한 추천작을 놓고 여러 차례 투표와 토론을 거쳐 최종작을 결정하는 것이니, 고민고민 끝에 하나 남는 귀한 글 아니겠는가.
끌리듯 집어 들어 목차를 살펴보는데, 정호승 시인의 시가 세 번이나 선택되었다. 어떤 시들이 광화문글판에 올랐었는지 정호승 시인의 시 세 편을 감상해본다. 도서는 작년 가을에 제공받았고 두고두고 아끼며 꺼내 들어 감상 중이다.
*2014년 여름
*2004년 여름
2011년 겨울
시 감상을 매일 해나가다 보니 세상의 언어가 메마르지만은 않은 느낌이 든다. 어떤 시를 읽다 보면 '내 마음 한구석을 잘도 긁어냈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단지 인쇄된 글자일 뿐인 것이 아니라, 통통 튀어 올라 눈물도 되고 풍경도 되고 시도 되며 내 마음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