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미안해진다.
드디어 3개월을 맞이했고, 백일잔치를 앞두고 있다.
육아는, 매일 낯선 길을 숨차게 달리는 기분이었는데, 요즘은 동네 산책처럼 꽤 천천히 걷는 기분이다.
(동네 산책 길이 결코 평평한 길은 아니지만..^^..)
내가 이 생활에 익숙해진 건지, 네가 이 세상에 익숙해진 건지 잘 모르겠다.
아기는 사람을 알아보고, 시선을 맞추고, 고개를 돌리고, 두 팔을 벌리고, 웃어주면 활짝 웃고, 먹으면서 방귀 뀌고, 거대한 트림을 내뱉고, 사람의 살결이 닿아야 잠을 잔다. 온전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매일 아침 아기와 첫 눈 맞춤을 할 때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그러다 저녁 7시가 넘어가면 급격하게 지친다. 우는 게 모든 표현인 아기와 온종일 씨름하다 보면, 남편이 올 시간만을 기다리게 된다. 남편에게 아기를 넘겨주면 아기와 눈도 마주치기 싫어진다. 밤잠에 들기 전, 아기에게도 남편에게도 미안한 마음에 눈물까지 난다. 눈물은 눈물이고, 방 밖으로 나가진 않는다. 아무리 감정이 차올라봤자, 몸이 움직여져야 뭐라도 하지. 다음 날 새벽 2시부터 깨는 아기를 계속 달래려면 자 둬야 한다.
요즘 내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어~ 엄마 가. 갈 거예요-."와 "아이고, 엄마가 미안해."다.
여전히, 아기가 원하는 걸 미리 아는 건 어렵다. 그래서 미안하고, 항상 불안하다.
이런 마음이 드는 게 싫다가도, 잘하고 있다고 나를 다독여도, 또 부족한 엄마가 보인다.
엄마라는 역할에 익숙해지는 게 어렵다.
우리 엄만 30년 넘게 엄마를 어떻게 한 걸까.
엄마는 왜 저렇게 고생하나, 우리를 버리고 가도 될 텐데. 우리를 조금 놓아도 될 텐데. 답답한 때가 있었다.
오만한 생각이었다. 그걸 20년이 넘어 깨닫는다.
엄마가 고생하지 않았으면, 엄마가 우리를 버리고, 우리를 놓아버렸으면. 나는 어떤 인간이 되었을까. 온전히 인간이 될 수는 있었을까.
아기야, 아침이면 사랑스럽고 때론 밉고, 매일 미안한 아기야.
엄마가, 미숙하지만 엄마가 되는 게 익숙해져 볼게.
지금은 아침이다. 곧 사랑스러울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