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대신 사랑해
요즘에는 주로 육아브이로그나 소아과와 관련된 영상을 본다.
알고리즘이 무한 공급해 주는 영상들 덕에, 우리 아기 안 보는 시간엔 남의 아기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사실 아기들 보는 건 잠깐. 영상에서 고군분투 중인 엄마들을 보며,
'아, 저 엄마는 모빌을 저렇게 활용하네. 저 자세로 안아주면 편하겠다.' 하고 배운다.
문제는 나는 영상 속 엄마들만큼 능숙하지 않고,
영상 속 아기들처럼 아기가 내 품을 편해하는 것 같지 않다는 것.
아기는 나보다 남편을 보고 더 잘 웃는다... 쳇
내가 아기를 안고 자면 40분 컷인데, 남편은 아기를 안고 두 시간까지 거뜬히 재운다.
자다 일어나서 울면 당황한 나는 허둥지둥 아기를 더 울리기 바쁜데,
남편은 '어, 울어.' 하다가 말을 걸어주면서 아기를 쉽게 달랜다.
지난주 휴일에는 자꾸 우는 아기를 안고 있기가 두려워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더 열심히 아기 설거지, 빨래, 청소를 하다가 문득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우울했다.
그런데 이번 주 휴일에는 그럴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2개월 접종 후 내리 자고 기운 없는 아기를 안고 얼굴을 보며 문득,
내가 아기의 얼굴을 이렇게 오래 쳐다본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항상 주어진 일에 종종종 급하게 달려들었다. 실수할까 봐, 뒤처질까 봐 두려웠다.
일할 때도 그러더니 육아까지 그러느라 정작 아기의 표정을 제대로 살필 겨를을 놓쳤다.
아기를 보면서, 빨래, 분유, 청소... 를 생각했다.
마음을 좀 내려놓기로 했다.
설거지나 빨래 정도는 아기가 깨어 있을 때 해도 괜찮다, 아기가 잘 때 같이 자도 괜찮다,
아기가 심심해하는 것 같아도 괜찮다, 미안해 미안해 읊조리는 엄마보다는 얼굴 보면서 웃어주는 엄마를 하는 게 낫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내 시간에 맞게 편안히 아이를 사랑해 주는 게, 아기한테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네가 안기는 게 불편한 엄마지만, 네가 뭐, 엄마를 바꿀 수는 없잖니?!
그냥 서로 적응해 가자. 응? 짜증은 내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