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아기와 119, 강한 엄마란.

by salti


아기와 처음 단 둘이 보낸 하루.

50일, 기적이 온다는 그날, 119를 눌렀다.


낮잠 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잠들지 않고 내내 보챘다.

잘 자는 베개에 눕혀도, 안아줘도 악을 쓰며 울었다.
꺽꺽 숨이 넘어갈 듯 울다가 자기도 힘든지 숨을 컥컥 막혀했다.
아기가 죽을 것만 같았다.
나도 미칠 것만 같았다.
잘 때 천사 같은 아들은 순식간에 나를 시험에 들게 했다.

한 시간 동안 우는 와중에 급하게 아기띠를 하는데 아기 눈에 손가락이 콕하는 느낌이 났다.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고, 눈 상태를 보고 싶은데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은 떠지지 않고, 내 손길을 거부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울음은 심해지고 눈두덩이가 점점 빨개졌다. 손을 덜덜 떨며 소아 안과 진료 병원을 찾아 전화했다. 오셔도 곧 진료가 끝날 시간이라 했다. 결국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119 대원 분들이 올 때쯤, 아기가 진정이 됐다.
맑은 두 눈으로 119 대원들과 나를 바라봤다.
'뭐 하시는 거지요?' 하는 표정이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감사해요. 정말 죄송해요." 헛걸음하신 분들에게 인사를 반복하는데 그제야 안심이 된 건지 자꾸 눈물이 났다.


다시 평화를 찾고, 아기와 둘이 있는데 아기는 웬일로 그 좋아하는 모빌을 보지 않고 엉엉 우는 나와 한참 동안 눈을 맞췄다. 미안해 미안해...

크고 예쁜 눈으로 자꾸만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다. 괜찮다는 거겠지...? (표정은 으잉? 왜 저러지? 였다)

뱃속에서부터 아기가 태어나고 키우면서
자꾸 사람에게 빚진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몇 번을 고개 숙인다.
강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강한 엄마는 아이를 위해 염치없지만 부탁하고, 고개를 조아릴 줄 알게 되는 걸까.


아프지 않게 보살피는 것.
눈 마주치면 웃게 하는 것.

우선 살아남도록 하고, 웃게 하는 것.
그걸 위해 강한 엄마가 될 것.

지금은 그저 그게 목표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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