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곳에만 화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나이를 불문하고, 계절을 불문하고, 상대를 불문하고,
살다 보면 나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일들이 쉬지 않고 찾아온다.
한동안 잠잠해서 '이제는 잘 풀리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쯤이면, '삶이 그렇게 쉬운 줄 아니?'라며 불쑥 나를 찾아온다.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이라는 게 거창해 보이지만, 돌이켜보면 우리 삶의 곳곳에 숨어있다.
누군가 싸움을 걸고, 갈등이 생기고 하는 큼직한 상황뿐만이 아니다.
커피를 주문하러 카페에 갔는데 앞사람의 주문이 오래 걸린다거나, 길을 걷는데 누군가 앞을 막고 있는 일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나의 경우 그런 상황이 오면 내가 예민해지고 있음을 직접적, 간접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곤 했다.
하지만 결국 그 상황에 휘말린 것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예민해지는 것 역시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 사는 동안 그런 일들은 끊이지 않고 일어날 것이기에 인내심을 키우기로 했다.
세상이 내 마음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0%니, 내가 나 자신을 통제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을 느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인내심은 노력하면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상 심리학자 라몬 포드 박사의 말에 따르면, 인내심은 춤과도 같아서 누구나 연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다.
그래서 인내심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래 3가지 활동을 실천해 보기로 했다.
마음 챙김이란 존 카밧 진(Jon Kabat-Zinn)이라는 분이 만든 용어로, 지금 이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는 활동이다.
판단하지 않고,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것.
간단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현재에 머물지 못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는 것은 인내심을 잃기 쉬운 행동이라고 한다. '지금 여기'에서 벗어나게 되면 우리의 머릿속은 현재에 있지도 않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마음 챙김을 실천하는 방법에는 다음의 활동들이 있다. 아래 활동을 일상 속에 녹여서,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겠다.
'내 뜻대로 되는 일과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우리가 예민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그렸던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거나, 나를 거스르게 하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인데, '내게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 것을 디폴트 값으로 설정해두면 관대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쉽게 예민해지는 상황 중 하나인 운전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안전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데, 끼어드는 차와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출발하지 않는 차, 매너 없는 운전자들이 우리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며, 때로는 나도 누군가에게 거슬리는 운전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쉬운 논리인데, 각자의 고집과 자존심을 가진 인간이기에 져준다는 것 역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같은 경쟁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져준다'라는 말보다는 '양보한다'라는 말로 접근 방식을 바꿔보면 어떨까.
양보하는 것은 진다, 이긴다처럼 승패로 갈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에게 만족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투고, 논쟁하는 데 감정을 소모하는 것보다, 양보하는 데 감정을 소모한다면 훨씬 적은 양으로, 건강한 방법으로 내 소중한 감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일에도 휘말리다 보면 큰일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일에도 인내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큰일 역시 아무 일이 아닌 게 될 것이다.
나 역시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내가 이런 사람인 걸 어쩌겠어-' 식의 마인드보다는 스스로를 개선하는 노력을 해 볼 예정이다.
화는 필요한 상황에서만 낼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하여 -
끝.
(사진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