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산을 찾았다. 한동안은 날이 추워서,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요가에 빠져서 산을 찾지 못했다. 날이 풀리며 다시 찾은 산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계속 변화하고 있었다. 다 죽은 듯이 보였던 앙상한 나뭇가지 끝에 조금씩 몽우리가 피어있었다.
이 작은 몽우리가 점점 잎으로 변하고, 예쁜 꽃이 피고 울창한 나무가 되는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가된다. 벌써 2022년 3월의 끝자락이다. 유독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 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어느덧 첫째가 7살이 되어 내년에는 나도 학부모가 된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 나이도 들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두렵기도 하다. 그래도 계절이 돌고 돌아 다시 따뜻한 봄이 오듯 내 인생의 계절이 지나가는 것도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며 하루하루 온전히 살아내야겠다.
요즘에는 요가에 새롭게 재미를 들이고 있다. 그전부터 요가와 필라테스를 하다 말다 하며 그래도 꾸준히 운동을 해왔는데 요즘 배우는 요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살을 빼기 위한 운동이라기보다는 정말 나를 돌아보는 수련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어떤 면에서는 요가와 등산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과 경쟁을 하고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닌, 나의 내면을 바라보게 하는 운동이다. 나의 동작이, 나의 아사나가 어제의 그것보다 조금 더 편안하고 조금 더 뻗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요가를 할 때는 앞에 있는 거울을 바라보며 나의 동작과 다른 사람의 동작을 비교하고 나는 왜 저 사람만큼 안될까 속상해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외부의 시선이 아닌 내면의 시선으로 나의 몸, 나의 근육을 느끼며 요가 동작을 수행한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동작을 처음에는 힘겹게, 어느새 가볍게 하는 것을 바라보며 몸이 가장 정직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비교를 했었기에 비교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고, 불행한 시간을 겪었기에 행복을 위해 오늘도 몸을 움직인다. 모든 경험이, 시간이 과정이고 내가 직접 겪어내야 할 몫이다.
올 한 해는 요가와 등산에 집중하며 근무하는 달에는 열심히 비행도 하고, 6월에는 아이들과 제주 보름 살기도 계획 중이다. 다시 책을 가까이하며 글쓰기도 부지런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