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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정장에 세팅한 헤어가 더 촌스럽기도 하다

by 심상보

영화 '킹스맨'이나 '위대한 개츠비'에서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머리를 단정히 넘긴 모습은 정말 멋지다. 몸에 맞춘 고급 맞춤 양복을 입고 헤어숍에서 머리를 만지면 누구나 꽤 괜찮은 모습이 된다. 결혼식 촬영을 할 때처럼.......

(물론 결혼식 촬영용 의상도 굉장히 이상한 것이 너무 많지만 이건 패스)


그런데 맞춤 양복을 갖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킹스맨에 나오는 세빌로의 매장에서 맞춤 양복을 한벌 맞추려면 최소한 천만 원 정도 줘야 한다. 그런 양복을 갖고 있나? 만약에 갖고 있다고 해도 돌려 입을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벌을 갖고 있기는 어렵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몸 사이즈를 유지하기 어렵다. 다이어트해서 예전에 입던 옷을 다시 입겠다는 헛소리처럼 맞춤옷도 몇 년 입으면 안 맞는다. 수선해야 한다. 결혼식 때 괜찮았던 이유는 옷 때문이 아니라 그땐 긴장하고, 젊었기 때문이다.


헤어를 세팅하는 것도 혼자서 잘하기는 매우 힘들다. 할 줄 알더라도 매번 똑같은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론은 몸에 딱 맞는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어도 나이 들면 어정쩡하고 촌스럽기 쉽다. 옷 잘 입는 중년 스타일을 보여주는 웹사이트에 모델 같은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라서 그렇게 입고 찍은 거다. 뭐 사실 주변에 정말 몸관리 잘하고 옷 잘 입는 분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그런 사람을 본 적은 없다.


칼처럼 각 잡은 것보다 좀 여유 있게 입고,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격식에 맞는 액세서리를 하는 것이 훨씬 멋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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