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티셔츠가 엄청나게 팔리고 있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가 원래 청바지로 유명한 브랜드라는 것을 나이 든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5 포켓의 리바이스 스타일 청바지에 익숙했던 80년대,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의 X자형 앞 포켓과, 후에 리바이스 '엔지니어드진'의 원형이 된 입체적인 패턴은 진(Jeans)의 혁신이었다. 진은 진 자체가 디자인의 재료가 되어 여러 가지 변형된 스타일로 그 시대의 패션을 이끌었다. 그리고 현재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스타일의 진보다 진보된 새로운 진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다. 사실 진이라고 하기보다는 헤비원단을 이용한 절개 많고, 디테일이 복잡한 바지가 유행하고 있다.
갑자기 저버 청바지와 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요즘 스트레이트핏의 5 포켓 기본 청바지를 입는 사람은 중년 남자들 뿐이기 때문이다. 히피문화가 유행하던 70년대, 청바지와 통기타는 젊음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도 히피문화의 영향으로 한동안 청바지가 젊음의 상징이었다. 젊음의 상징인 기본 스타일의 진이 지겨워질 때 즈음 저버 진이 나타나 새로운 쉐입을 유행시켰고, 저버 이후 카펜터팬츠를 원형으로 한 힙합진이 거리를 쓸고 다니며 욕을 먹었다. 너덜너덜하게 찢어진 진이 2000년대까지 유행했지만 그 후로 오랫동안 진은 패션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다. 그러나 요 몇 년 사이에 절개가 복잡하고 통이 큰, 그것도 옆으로만 통이 커진 진이 유행하고 있다. 스트레이트 핏의 기본 청바지는 리바이스와 함께 사라지고, 전혀 다른 스타일의 진이 패션 역사상 가장 복잡하고 거대한 바지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젊은이는 스트레이트핏 5 포켓 진을 입지 않는다.
그렇게 진의 스타일이 변하가는 동안 스트레이트핏 기본 청바지는 중년과 노년의 상징이 되었다. 청바지를 입는다고 욕먹을 일은 아니다. 잘 코디하면 나름 멋진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하지만 청바지가 아무 옷이나 어울릴 거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강한 워싱의 찢어진 청바지를 입으면 스타일리시해 보일 거라는 생각도 버려라. 옛날 스타일 청바지를 입으면 그냥 유행에 뒤처진 중년 아저씨다. 청바지를 입고 싶으면 자신의 몸에 넉넉한 품과 코디할 옷과 잘 어울리는 톤의 진을 잘 선택해서 입어야 한다.
기본 청바지 아무렇게나 입으면 스타일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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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포켓(5-Pocket Jeans)은 앞 포켓 2개, 뒷 포켓 2개, 그리고 코인 포켓 1개로 구성된 전통적인 청바지 디자인을 말한다.
진(Jeans)은 데님(Denim) 원단으로 만든 바지를 의미하며, 청바지는 블루진(Blue Jeans)의 우리나라 표현으로 진이나 데님보다 더 전형적인 진의 형태를 의미한다.
엔지니어드 진(Engineered Jeans)은 리바이스에서 2000년에 발표한 인체 공학적인 입체 디자인의 진이다. 하지만 이 명칭과 디자인은 마리떼프랑소와저버가 먼저 개발하여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