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운동화의 시대는 끝났다

by 심상보

한동안 운동화는 과할수록 멋이었다.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커다란 운동화를 내놓으면서, 운동화의 크기는 점점 커졌다.

창은 두꺼워지고, 바디는 부풀어 올랐다.

바지도 계속 복잡해지고 통이 커지면서 커다란 신발은 트렌드가 되었다.

하지만 트렌드는 늘 바뀐다.


이제 커다란 운동화는 더 이상 유행의 전면에 있지 않다.

발에 맞는 크기, 과하지 않은 볼륨의 신발이 다시 중심으로 돌아왔다.

자연스럽게 바지 통도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이 변화는 중년 남성에게 특히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트렌디해 보이겠다고 지나치게 큰 운동화를 신는 순간,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상한 모습이 된다.

특히 일자 바지에 큼직한 운동화는 균형이 안 맞아 이상하게 보인다.


직접 구매하지 않고 집에 굴러다니는, 자식이 신다 유행이 바뀌어 팽겨쳐 둔 운동화를 신는 일도 마찬가지다.

발에는 맞을지 몰라도 스타일에는 맞지 않는다. 신발은 생각보다 스타일을 크게 좌우한다.

그렇다고 발에 맞는 신발이 유행한다고 젊었을 때 신던 가죽 구두를 꺼내 신으면 안 된다.

날렵했던 시절의 구두는 지금의 옷과, 지금의 몸과 어울리지 않는다.

너무 오래된 신발은 삭아서 못 신는다.


중년의 스타일은 유행에 민감함도, 과감함도 아니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너무 유행을 타는 신발도 안 되고, 너무 옛날 스타일도 안 된다.

지금 스타일을 적당히 따르며 내 몸과 나이에 잘 어울리는 단정한 스타일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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