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내 마음 안에 어떤 괴물이 살고 있는지를 보았는가?
그리고 그 괴물과 대화를 해보았는가?
언젠가부터 생겨난, 무시무시한 괴물은
내 마음 안에 쭉 살아왔다.
괴물을 보지 않았을 땐 그림자에 비친 괴물의 모습이 무서워
그 모습을 그대로 믿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간다.
정말 강하고 강해.
내가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야.
결국 난 괴물에게 잡아먹힐 거야.
하지만 괴물과 직접 만나고,
괴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괴물이 내 마음 안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다르게 다가온다.
괴물은 크고 강하고, 나의 아픔을 먹고 살아왔지만,
괴물은 내 마음 안에 산다.
그 말은 즉, 내 마음은 괴물보다 더 크다.
내 마음 안에서 괴물을 키워왔고,
괴물은 내 깨어진 마음들을 붙잡아왔다.
그리고 목소리를 내왔다.
이 마음들 좀 보라고. 네가 이렇게 산산이 부서지고, 힘들었다고.
그랬구나. 내가 괴물의 크기만큼 힘들었구나.
그리고 이러한 괴물을 품고 있는 내 마음엔,
수도 없이 많은 고통과 아픔, 때론 즐거움과 새로움, 희망과 고난이 있구나.
이런 내 마음 안엔 괴물이 산다.
즉, 내 마음 안엔 괴물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