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경험한 운동이 주는 기분좋은 효과를 공유해 봅니다.
작년 어느날, 다이어트를 한다는 저의 이야기를 듣고 저희 엄마가 하신 말씀입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게 다이어트가 맞죠.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엄마가 계셨던 그 옛날에 비해 요즘 세상은 저 같은 다이어터에게 더더욱 고난의 시기인 것 같습니다.
기계의 도움에 의해 이동이나 집안 살림, 여러 업무들은 더욱 편리해지고, 이러한 편리함은 시간을 절약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움직임도 덜어버렸지요.
게다가 먹을 것도 종류도 많아졌고, 빠르고 쉽게 구하거나 조리해 먹을 수 있게 되어,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되기도 했어요. TV만 틀면 온갖 맛집 프로그램, 인터넷에는 유혹의 스킬이 만랩정도 되는 먹방 유튜버의 방송까지... 오늘날의 다이어터의 매일은 그야말로 '고난의 여정'입니다. 저도 체중조절과 유지를 이번달로 13개월째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도 매일매일, 아니 한시간 한시간이 힘듭니다.
1년 넘게 다이어트를 하다보니, '체중감소'라는 눈에 보이는 양적인 결과를 만드는 데는 굶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긴 했던 것 같습니다. 굶는다면 열두달 몇년 동안 할 필요없이 빠르면 3일부터 효과가 눈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딱 한달정도만 꾹 참으면 남들도 확연히 알게 되는 외모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하니깐요.
그러나 극단적인 식이조절은 '지속가능'과 '건강'의 키워드라는, 다이어트 할 때 꼭 유념해야 하는 나머지 두가지 요소에는 오히려 극단적인 반대 결과를 낳을 수 있더라는것도 함께 느꼈습니다.
사실 저도 70킬로그람이 넘게 나가던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주일간 하루 1끼, 그것도 약 200칼로리 정도만 먹어서 일주일만에 약 7킬로그람을 감량한 기억이 있습니다. 40대 중반에 시작한 다이어트에서 7킬로그람 감량에는 일곱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는데 말이죠. 10대 시절은 신체 활동이 활발하고 기초체력이 있어 가능했었지만, 지금 제가 그렇게 한다면 이틀만에 쓰러지고 말 것 같아요.
고1때 그럼 감량한 7킬로그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이어트 일주일 되던 날이 마침 국어가 포함된 중간고사가 끝나던 날이었습니다. 실내화를 갈아신고 학교 현관에서 집으로 들어가려다, 머리가 핑 돌고 피가 통하지 않는 느낌까지 들어 쓰러졌습니다. 집에 식은땀을 흘리며 돌아와 밥을 먹었는데 배가 너무 아팠던 기억도 나네요. 다음날 부터 소화가 잘 되기 시작했지만, 다이어트 전과 똑같이 먹는데 살이 더 빨리찌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은 인체의 신비, 회복의 원리에 의해 그 전보다 많은 쉽게 살이 찌게 되고, 저의 다이어트는 요요+알파로 역대급의 체중을 다시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슬픈 흑역사이지요...;;
우리는 단 한달 혹은 1년만 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먹는것을 줄이는 방법은 한계가 있어요.
불필요한 섭취는 줄이고, 칼로리 범위 내에서 양질의 영양을 섭취하도록 해야하고,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많이 움직이는 것', 바로 운동입니다.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식이조절만 한 경우는 체중 감소는 빠르지만, 동시에 근육량도 함께 줄어든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조언을 구하는 영양사님이나 트레이너님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굶지 말고 적당히 먹고 "꼭 운동!" 강조하시더라고요.
운동을 통해 유지 또는 얻게되는 근육량은 곧 기초대사량과 관련이 큽니다.
기초대사량은 특별히 맘먹고 운동하지 않아도, 일상생활 속에서 숨쉬고 몸안의 장기를 움직이고 열을 내며 소모되는 에너지에요. 나이가 먹으면 기초대사량은 줄어들게 되고, 어릴 때 먹던 양과 똑같이 먹으면 군살이 붙을 수 밖에 없다고 해요. 다이어트의 요요현상도 이 근육량 감소와 기초대사량 감소와도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단기간의 무리한 식이조절로 근육이 줄고 대사량이 줄어들면, 다이어트가 끝나고 평소 먹던대로 식사를 재개하면~ 이전보다 더 살이 찌게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고등학교 1학년 저의 흑역사 처럼요.
저는 월요일에서 금요일은 매일 운동을 30분 이상 채우고 하루 기초대사량외에 운동에너지 소모 500칼로리를 실천하려 하지만, 운동을 쉴 수 있는 주말이 되면 게을러 지 수 있다는것에 슬그머니 입꼬리가 올라가곤 합니다. (사실 이런 글 쓰는 저도 오늘 저녁 운동하기가 너무 싫었다는 사실... 고백합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듭니다. '남들은 운동 안하고도 다 날씬한거 같은데, 나만 이렇게 땀뻘뻘 숨헥헥 하면서 운동해야 하는거야. 억울해!!!!!' 라는 생각도 들고요.
운동을 하며 근육을 보존 또는 늘려가는 과정은 지루히기도 하고 또 오랜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습관이 될 때까지 말이지요.
그러나 꾹 참고 매일 하기로 한 하루 살이 같던 운동 약속들이 하루이틀 늘고, 약속을 지키는 날이 한달 두달, 반년 일변으로 늘어 가며 느낀 것은...
운동은 언젠간 찾게 될 '만기 적금'이 되기도 하고몸이 아프거나 체력이 떨어질 때 나를 보호해 주면서 복리의 마법을 부려주기도 하는 일종의 '저축성 보험'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운동습관이 들고 적어도 석달이상 운동을 시작하면 조금씩이지만 변화가 나타납니다.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체력이 좋아져서 많은 일을 할 수 있게된 것.
저는 위에서 말씀 드렸듯 매주 5일씩, 매일 30분 이상 운동을 1년 정도 유지해 오고 있는데요, 제가 다이어트 하고 약 반년정도 지난 후 느낀 가장 큰 기분 좋은 변화는 체력의 변화였어요.
늘 달고 살던 감기에서부터 자유해졌다는 것과, 저녁 퇴근 후 짜증 빈도가 크게 줄었다는 것, 근 10년간 미뤄뒀던 이런저런 공부들도 다시시작하게 된 것, 매일 아침 개운하게 일어나게 된 것... 등등 아주 행복한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되었어요.
또 다른 기분 좋은 변화는
체중 등락의 폭의 감소였어요.
가끔 먹고 싶은것 많이 먹어도 체중이 예전만큼 늘어나지 않고, 주초에 조금 신경써서 아주 조금 덜 먹거나 운동을 하면 다시 제 원래 몸무게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가끔 먹고 싶은것 맛있게 먹어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성경의 한 구절을 좀 변형해 제 기분을 설명 드리자면
"운동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입니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변화는 체형의 변화 입니다.
근육이 생기고, 울퉁불퉁했던 몸매가 찰흙을 조금씩 매만지듯 정리가 되어가는 것 이어요. 요지부동 절대 빠지지 않을거만 같던 뱃살도 10달정도 될 무렵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참 신기하죠? 엄마들의 배는 왜 제일 마지막에 살이 빠질까요? 누군가 그러던데, 그건 나와 혹시 태어날지 모르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생존본능떄문이라도 하더라고요.;) 옷 사이즈가 하나씩 줄어갈때마다 옷을 하나씩 사고, 피팅룸에서 거울을 보며 옷을 입어볼 때 (남들이 뭐라던 스스로 만족하며~), 뭐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이랍니다.
그외에도 더 많은데 다 설명하기 힘드네요. 제가 브런치 연재를 하면서 하나하나 생각나는 것들은 그때그때 공유해 가도록 할께요.
이렇게 기분 좋은 경험들을 단계별로 겸험하게 되면, 운동을 지속해 갈 힘이 생기게 되고, 이왕이면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노하우나 기회도 더 많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저는 일주일에 두번 코치님, 그리고 회사 동료들과 유산소 GX(Group Exercising)을 하는데요, 서로 낑낑대는 걸 보며 웃기도 하고 헥헥거리며 구령을 붙이며 재미있게 운동하려 하고 있어요.
오늘은 운동을 시작하는 여러분들께, 운동 동기를 찾으시는데 작지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저의 경험과 생각을 적어 봤어요. 다이어트나 운동하기 힘들때 제 옆에서 지나가던 동료가 또는 지나가던 코치님이, 쓱 보던 남편이 홧팅을 외쳐주면, 그게 저에겐 매우 큰 힘이 되었거든요. 제 글이 그런 소심히 주먹쥐고 웃으며 홧팅을 외치던 그분들의 미소처럼, 긴 다이어트의 여정을 하고 계신 여러분께 작은 힘이 되었으면 바래 봅니다.
고지식한 거북이가 되더라도,
오늘 하루 곱씹어 후회없이 건강한 삶을 사는!
내일 더 건강한 우리 모두가 되어요!
운동하는 모든 분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