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떨림에 집중하라.

행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

by sangillness

가끔, 아주 가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행복이 밀려올 때가 있다.

지난주 가족들과의 만남이 그랬고, 친구들과 떠난 태국 여행이 그랬으며, 모든 감성을 갈아 넣은 바라나시에서의 몇 달이 그랬다.


그때가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꾸만 입꼬리가 올라가고, 온몸이 조금씩 바들바들 떨려온다. 혹자는 그것을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혹은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말하는데, 그것 역시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감정은 이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형성된다고 하니까.


어쨌든, 이런 현상이 나타날 때면 행복에 겨워 몸과 마음이 요동치는 순간이 올 때면, 그 미세한 떨림에 정신을 집중해 봤으면 한다. 심장이 쿵쿵대는 소리에 집중하고, 들숨과 동시에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에 집중하고, 손끝으로 파르르 전해지는 떨림에 집중해 보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얼마나 무덤덤하게 살았던가.

슬픔과 이별에 무덤덤했던 것은 어쩌면 다행이었을지도 모르지만, 1년 아니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행복을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쳐 버렸다면 그것을 얼마나 쓰라리고 안타까운 일인가.


그저 행복에 집중했으면 한다.

힘을 쫙 빼고 행복의 파도에 온몸을 맡기며, 아무 생각 없이, 또 아무 움직임 없이 그냥 떠다녔으면 한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냐고 묻지만, 나는 그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행복을 자각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아, 내가 지금 행복하구나.'하고 느껴지는 순간이.

그때가 오면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잠시 눈을 감는 거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지금 느껴지는 모든 느낌에만 집중하며 그 상태로 잠시 머무는 것이다. 비움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그냥 명상이라고 한다면, 반대로 행복을 잔뜩 채워 넣는 명상을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행복의 여파가 어느 정도 잦아들었을 때쯤이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뜨고 낯익은 주변의 풍경을 지그시 눌러 담는 것이다.


행복의 느낌에 온정신을 집중하고, 온몸을 사용해서 있는 그대로 행복을 느끼는 것. 어쩌면 이것이 행복을 받아들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이것을 이것으로 그것을 그것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어디 더 나은 것이 존재하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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