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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주 Jan 07. 2019

세상 어디에도 숨을 곳은 없다

최근 '빛투'가 유행처럼 연예계에 번지기 시작했다. 유명해지기 전에 있었던 부모들의 채무관계가 연예인이 되고 뜨면서 불거져 나와 곤혹을 치르는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히려 다 해결된 일임에도 들춰지는 경우가 있어 잘 나가고 있는 연예인들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미투'로 곤혹을 치르고 잘 다져왔던 이미지가 잘 포장된 포장지에 불과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도 했다. 물론 선의에 피해를 보는 연예인들도 있겠지만, 과연 사람의 내면에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보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다. 그저 외모만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지만, 상대방과 어느 정도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생각이 어떠한지 어느 정도는 알게 된다.

사람들은 왜 숨는 걸까? 세상 어디에도 숨을 곳은 없다. 살다 보면 얼마나 이 세상이 좁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 충무로 기획사에 다닐 적 일이었다.
거래처 중에 페스티벌이나 이벤트를 주로 하는 프로덕션 회사가 있었다. 그 당시 10대들을 위한 큰 페스티벌 인쇄물 의뢰가 들어왔는데 포스터와 전단 리플릿 및 현수막 등 여러 가지 인쇄물을 도맡게 되었다.
시간도 촉박한데 일은 많고 밤을 새우면서 까지 작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행사에 맞춰 모든 작업물이 전달되고 수금을 기다리는데 어느 순간 연락이 안 되더니 회사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힘들게 일했던 돈은 못 받는 상황에 이르렀고 회사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되었다.
결국 포기에 이르자 '그래, 돈 떼먹고 네가 편하게 발이나 뻗고 자겠냐~~ ' 하시면서 맥주 한잔에 털어버리시던 실장님의 씁쓸한 표정이 기억난다.
그 후로 1년이 조금 안 돼서 결혼한 나는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훅~~ 들어오는 뜨거운 열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덥고 습하고, 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낼지 캄캄했다.
우리 남편은 아직도 태국 하면 그때 일을 회상하며 더워서 다시는 가기 싫다고 말한다.
 
그랬던 그곳에서 5쌍의 신혼부부들앞에 나타났던 한국인 가이드가 있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인사를 한다. 분명 아는 얼굴인데 누구였지? 어디서 봤지? 
오~마이 갓~~ 바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던 그 프로덕션 사장이 아닌가...
사업이 망한 건지 작심하고 튄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사라진 사람이 머나먼 태국 땅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을 줄이야~~
순간 어이가 없었다. 아는 체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 괜히 좋은 일도 아니고 혹시나 있을 불상사를 위해서라도 우린 끝까지 모르는 체하기로 했다.
 
태국이면 아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왔었겠지? 
그때 당시만 해도 sns나 유튜브 등이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라 아마도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가면 그래도 못 알아볼 거라,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 참 이렇게 좁은 것을~~
 


세상 어디에도 숨을 곳은 없다.
특히나 요즘 같이 sns가 발달한 시대에선 더더욱 그렇다. 아주 일상적인 일이 sns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더더욱 모든 행동거지에 신중하게 될 정도다.
어찌 보면 참 편한 세상이 분명한데 우린 참으로 불편한 세상을 살고 있다. 모든 곳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있다. 거리마다 CCTV가 설치되어있고 몰래카메라도 기승을 부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를 숨기고 살아간다는 것, 이젠 그럴 수 없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유종의미를 잘 못 거두고 끝내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이 좋은 사람이 더 오래 남고 또 만나고 싶어 진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린들 가려지는 게 아니듯이 나의 허물은 어디에서든 드러나게 되어있다.
 
숨지 말고 당당하자.
세상 어디에도 숨을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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