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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an Aug 27. 2024

마케팅

6. 채널(1)

채널은 단순히 유통사나 플랫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채널은 그 자체가 타게팅이기에 그에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그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필요로 합니다.


유통사가 영원한 갑이라 불렸던 이유는 고객과의 접점을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사의 입장에선 유통사를 뚫어야 고객을 만날 수 있으니, 말 그대로 게이트 키퍼(Gate-keeper)였죠. 플랫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쿠팡, 배민, 야놀자는 각각의 영역에서 플랫폼 사용자를 무기로 누군가의 갑입니다.  


채널은 점점 파편화되어 갑니다.

더 이상 대형마트가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는 이미 대형마트의 거래액을 넘어섰고 편의점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일상의 플랫폼으로 도약했습니다. '가격'을 전면에 내세운 다이소와 같은 채널도 있고, '뷰티와 건강'을 기치로 내건 올리브영도 있습니다. 무신사는 신발 커뮤니티에서 시작했지만, 패션 플랫폼의 거인으로 성장했죠.

백화점은 '경험' 요소를 강화하며 새로운 타겟을 유인합니다. 더 현대는 MZ의 성지가 되었고, 신세계 강남점은 '맛'으로 고객의 발길을 잡았습니다.

커머스 플랫폼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쿠팡과 같은 대형 플랫폼도 있지만 패션, 신선식품, 인테리어 등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버티칼 플랫폼들의 전성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채널 파편화는 타게팅의 세분화를 의미합니다. 타겟이 세분화됨은 곧 마케팅의 역할이 커짐을 뜻하죠. 더 이상 채널은 유통과 영업부서의 일이 아닙니다.


고객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니즈에 따라 다른 채널을 선택합니다.


스낵 제품은 코스트코와 이마트, 편의점과 쿠팡에 까지 어디에나 있습니다. 다만 조금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죠. 주말 맥주 한 캔을 위한 편의점의 감자칩은 소포장 제품입니다. 이마트, 혹은 코스트코와 같은 창고형 매장은 대용량팩이거나 번들형 제품입니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상의 제품들은 무료 배송 가격을 맞추기 위한 단품 제품부터 번들팩까지를 망라합니다. 제품의 사이즈만이 아닙니다. 플레버(맛)의 다양성도 채널마다 다르죠. 편의점은 진열매대의 한계 상 대표 플레버만이 허락됩니다. 창고형 매장도 1-2개의 플레버가 중심이 되죠. 이커머스는 좀 더 다양해지고, 대형마트는 새로운 맛을 추가로 증정하는 샘플링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 고객들이 찾는 채널에 따라 제품의 맛, 사이즈, 점내 홍보 방법이 달라집니다. 새로운 채널 진입을 고려하는 상황이라면 해당 채널을 찾는 고객 니즈를 찾아내고 그에 맞는 전용 제품을 구성해야 합니다. 마케팅의 일입니다.


KITH는 2011년 뉴욕에서 시작된 편집샵입니다. 서울 성수동에도 팝업스토어를 내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패션 편집샵인 KITH는 단순히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 놓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KITH와 콜라보를 하여 제품을 내놓죠. NIKE, New Balance와 같은 브랜드부터 자동차 MINI까지 다양합니다. KITH의 이름은 스코틀랜드어 'Kith and Kin'에서 왔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을 뜻합니다. 가족과 친구처럼 소수의 '팬'을 위해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KITH라는 브랜드에 공감하는 '팬'을 위해 NIKE와 MINI는 한정판 제품을 설계합니다.


KITH와 NIKE Air Force 1 콜라보 : New York Knicks, Hawaii

 

채널 전용 제품이라는 다소 심심한 말은 이러한 한정판, 콜라보와 같은 아이디어도 포함합니다. 다분히 기존 제품의 사이즈를 조정하고, 구성을 달리함 외에 보다 적극적인 제품 개발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 우리 브랜드의 팬이 다양해지고, 충성도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채널은 단순히 영업망, 유통망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접점으로 이어져 제품과 연결되기에 마케팅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어서 이커머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 합니다. 디지털의 장으로 우리의 구매 행태가 옮겨간 지금, 마케터의 역할은 무엇일지 고민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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