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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食] 金华火腿炖白菜_훠투이바이차이

by Kwan


배추 속을 담백하게 삶아냈다.


억세고 질길 겉 잎을 버리고, 여리고 꽉찬 배추 속을 골랐다. 가볍게 볶아 삶아낸 배추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잘 익어 부드럽다.


별도의 육수나 양념은 따로 없다. 중국식 햄, 훠투이(火腿)와 같이 삶아내고 후추, 참기름 정도를 추가한다.
훠투이는 그 유래를 푸졘성(福建省)의 원주(温州)로 본다. 연안 지역이라 예로부터 바다의 범람이 잦았고, 해마다 주민들은 그를 피했다 물이 빠지면 돌아왔다. 마침 챙겨가지 못한 돼지가 있어, 바닷물에 익사해 죽었는데, 우연히도 진흙 속에 묻혀 자연 염제가 되었다. 사람들이 그 고기를 맛보곤 훠투이로 발전시켰다는 설이다. 중국의 훠투이는 원나라 때 마르코폴로에 의해 유럽에 전해져 햄이 되었다고도 하니, 유래의 진실은 알기가 어렵다.


돼지의 다리 부위니 투이(腿)를 쓰고 앞에 불을 뜻하는 훠(火)를 붙였다. '훠'는 제조법과 무관한 특유의 색을 말한다. 잘 염제되어 발효된 훠투이는 불처럼 선명한 붉은 색을 띈다.


훠투이는 진화(金华)의 것을 최고로 친다.


저장성(浙江省)에 위치한 진화의 지형은 '三面环山夹一川(산으로 둘러싸인 삼면을 하나의 개천이 지른다)'로 묘사한다. 분지의 모습이다.


봄은 이르고, 가을은 짧고, 여름은 길고 무덥다. 사계절이 분명하고 건조함과 습함이 교차하니, 고기를 염제하여 발효시킬 최적의 기후다. 재료가 되는 돼지도 특별해서, 진화의 것은 량토우우(两头乌)라는 별명이 붙었다. 같은 이름의 새처럼 머리와 꼬리는 검정색, 중간은 흰색을 띈 돼지다. 냄새가 없고 고기의 질이 우수하며 성장이 빠르고 번식력이 좋단다. 사실이라면 돼지 중의 갑(甲)이다.


그런 진화의 훠투이를 넣어 삶아낸 배추다. 염제 고기니 따로 간을 할 필요가 없고, 육수를 내지 않아도 좋다. 적절한 짬조름함이 국물에 묻어나 연한 배추잎에 스며있다. 배추의 고소함과 시원한 질감이 염제 고기의 도움으로 담백하게 식탁에 오른다. 단순해 보이는 요리에 염제의 시간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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