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피(酿皮)는 량피(凉皮)라고도 한다. 지역색에 따른 방언의 차이라 본다.
엄연한 차이를 설명하기도 하지만 본연의 뿌리는 같아 지역에 따라 나뉘어진 결과물의 탓이다.
중국 서북 지역의 음식이다. 산시(陕西)성, 간수(甘肃)성, 내멍구(内蒙古)일대를 포괄한다. 진나라 시황제도 즐겼던 음식이라 하니 그 역사는 2천 년이 넘었다. 진은 시엔양(咸阳, 함양)을 수도로 삼았다. 시엔양은 산시(陕西)성 시안(西安) 옆에 위치한다. 음식의 명확한 시발점은 알기 어려우나, 진시황을 엮은 유래마저 전하니 서북 지역이 기원임은 분명해 보인다.
쌀과 밀, 녹두, 수수 등을 재료로 한 미엔피(面皮)가 기본이다. 지금은 밀이 대세다. 만드는 법도 독특한데, 면을 반죽해 얇게 밀어 썰어내는 일반적 방식이 아니다.
밀가루 반죽을 맑은 찬물에 다시 씻어내듯 조물거린다. 그 물을 4-5시간 침전시키는데, 윗부분 맑은 물은 걷어낸다. 아래 남은 부분만 채로 걸러 뽀얗고 하얀, 다소 걸쭉한 국물을 얻는다. 이를 얇고 넓게 펴듯이 부어, 끓는 물에 중탕하듯 부쳐내는 방식이다. 살짝은 투명한 듯, 맑은 빛깔의 미엔피가 드러난다. 이름처럼 면의 피(皮)를 벗겨내는 듯하다. 반죽을 물로 씻어 침전시킴으로 면의 전분과 단백질을 분리시킨다. 단백직 함량이 높은 탄력 있고 매끈한 면의 비밀이다.
잘라낸 면 위에 매콤 새콤한 양념을 얹어 먹는다. 땅콩 소스를 추가하여 고소함을 더한다. 뜨거운 국물이 없으니 차갑게 즐길 수 있는 면이다. 냥피의 다른 이름 량피의 량(凉)은 차갑다는 뜻이다. 여름철에 즐겨 먹지만, 계절을 국한하지 않는다. 길거리 음식으로, 간식으로, 간단한 주식으로 즐긴다.
청량한 색의 탱탱한 면은 표면마저 매끈해 입속에서 춤추듯 미끄러진다. 보통의 면과는 확연히 다른 식감이다. 매운 듯 새콤한 양념은 면과 함께 상쾌하다. 미적지근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하다. 차가워 시원할 음식이 맛도 식감도 깨끗하여 기분 좋게 똑떨어진다.
여자들이 더 좋아한다. 탄력 있고 매끈한 면과 매콤 새콤한 맛은 시원하게 젊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