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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an Oct 16. 2024

[食] 蒜蓉粉丝扇贝_쏸롱펀스산베이

Source: BAIDU 图片


바다를 접한 다롄(大), 칭다오(青岛), 광저우(广州)와 같은 도시의 정취를 식당에서 느낀다. 해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이 줄지어있는 거리가 있다. 고만고만한 집들일 진데, 호객의 언어와 흥취가 다르다. 싸구려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늘어져있는 풍경은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우리의 활어 횟집과 닮았다. 


수조엔 물고기와 게, 새우, 조개들이 유영한다. 신선한 해산물이 내륙에 닿지 못하는 중국에서는 살아 움직이는 바다 것들의 모습만으로 입맛을 다진다. 


대부분의 식당들은 특별한 비책이 있지 않다. 해산물을 직접 골라, 원하는 조리법으로 요리해 주나, 그 요리법이라는 것이 두세 가지로 한정된다. 


그대로 담백하게 쪄내거나(蒸), 매콤하게 볶고(辣炒), 다진 마늘의 향을 더해 찌서(蒜蓉) 내어준다. 각각의 풍미가 다르니 고른 재료에 따라 매번 고민이다. 생선은 蒸으로, 바지락, 모시조개류는 辣炒로 즐김을 답처럼 가지고 있는데, 가리비는 꼭 蒜蓉으로 찾는다.  


가리비는 산베이(扇)라 부른다. 생김새대로 부르니 이름도 예쁘게 부채(扇) 조개()다.


깨끗이 씻은 가리비 껍데기 위에 가는 녹두 당면을 얹는다. 펀스(粉)라 부르는 이름에서 그 두께가 실()과 같음을 짐작한다. 이어 가리비의 살과 다진 마늘을 양념하여 올린다. 기름을 살짝 더해 쪄내선 잘게 썬 파와 붉은 고추를 고명으로 더한다. 


하나하나가 껍데기를 받침 삼아 앉아있는 모습이 다소곳하다. 마늘은 익히면 특유의 향에 고소함이 더하는데, 살짝 지릿한 바닷 내음과 함께 코에 닿아 향기롭다. 면과 조개의 살을 되도록 한 입에 넣어 먹는다. 부드럽게 잘 익은 살은 가는 면의 질감과 섞여 식감에 층을 더한다. 평평할 입감이 입체로 일어선다. 관자는 연하고 담백하게 중심을 잡는다. 질깃한 부위와 고소한 내장은 맛의 굴곡을 만들고, 면은 가는 굵기 탓에 마늘의 향을 가득 머금어 양념처럼 전체를 옭아맨다. 맛고 식감도 풍족하여 가득 찬 한 입이 만족스럽다.


음식의 간도 마늘의 향도 넉넉하니 넘치지 않게 욕심 내지 않고 두 어 개면 족하다.  


광동성의 음식이라고도 하나 전국적일뿐더러 일반 가정식으로도 준비해 먹으니 지역색이 옅다. 마늘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에겐 본래 우리의 것이 아닐까 싶게 입에 붙는다. 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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