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소설가 선생께 들은 이야기 하나.
늙은 나무꾼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었다.
개구리 : 할아버지~~!
나무꾼 : 거, 거기 누구요?
개구리 : 저는 마법에 걸린 개구리예요
나무꾼 : 엇! 개구리가 말을??
개구리 : 저한테 입을 맞춰 주시면 사람으로 변해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어요.
저는 원래 하늘에서 살던 선녀였거든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개구리를 집어 들어 나무에 걸어둔 옷의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고는 다시 나무를 하기 시작했다.
개구리 : 이봐요, 할아버지! 나한테 입을 맞춰 주시면 사람이 돼서 함께 살아드린다니까요!
나무꾼 : 쿵! 쿵!(무시하고 계속 나무를 벤다)
개구리 : 왜 내 말을 안 믿어요? 나는 진짜로 예쁜 선녀라고요!
나무꾼 : 물론 믿지.
개구리 : 그런데 왜 입을 맞춰 주지 않고 나를 주머니 속에 넣어두는 거죠?
나무꾼 : 나는 예쁜 여자가 필요 없어. 너도 내 나이 돼 봐.
사람하고 얘기하는 거보다 개구리와 얘기하는 게 더 재미있지
**
나이가 자연스레 가져다준 자유가 보이는 스토리다.
예쁜 여자보다 사람보다 개구리.
개구리는 여행이기도 하다.
여 행 사흘 째
태항산맥의 봉우리 하나인 만선산을 올랐다.
만선산은 단어대로 만 명의 신선이 사는 곳이라고.
구름이 산허리에 걸리면 기가 막히다고...
다행히 그날 구름은 허리에 걸리지 않았다.
그래도 참 좋았다.
중국의 그랜드 캐년인 태항산은
실제 오그랑데!!!! 보다 어느 부분 더 멋진 곳이었다.
그랜드 캐년이 멀리서 바라보며 오~~~~!!!!!! 한다면
태항산은 여기저기 그 속살을 밟으며 다녔고
협곡 아래 있다가 산을 오르면 다시 또 그곳이 깊은 협곡이었다.
그리고 또 그곳을 오르면 역시 다시 협곡이 되는....
끝도 한도 없는 산...이었다..
신선 두 세명도 아닌 만 명을 생각하다
차암 그들의 과장이 땅덩어리처럼 거대하구나 싶었다.
요재지이와 도 그렇지만 산해경의 나라니.
산해경은 원래 그림으로 된 책인데 나중에 글로 만든 책이다.
글과 그림이 섞여 있는데
세상의 기이한 동물과 새들 이야기가 끝도 한도 없이 이어진다.
하다못해 가슴에 구멍이 뚫린 사람들이 사는 나라도 있다.
높은 사람은 그 구멍에 장대를 넣어서 모신다. ㅋㅋ
기명자규아...
자기를 부르는 소리로 우는 새들도 많이 나온다.
태항산 어디쯤
기명자규아하며 우는 새...
있을법하지 않는가....
태항산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산도 무시무시하지만
그 산에 길을 내고 돌을 뚫어대는 사람도 무시무시한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 까마득한 절벽 위에 집을 짓고
농사를 짓고 살아가다니....
얼마 전에 <산이 울다>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태항산 어디 즈음 마을이 주인공이었다.
물론 자연의 온도를 덥히는 사람이, 그리고 사람의 사랑이, 사람의 사랑이 이끌어내는 고뇌가 없을 리 없지만
아름답고 고요한
고독의 정점처럼 보이는 산은 그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확실한 주인공이며 주제였다.
"산천은 유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태항산을 지나다니며 먼데 태항산을 건너다보며
난데없이 오래된 시조 한 구절이 절묘한 한수처럼 떠오르더니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험준한 산사이 사이를 걸어 다녔을 수많은 인걸들은
겨우 산사이에 길을 만들며 사라져 갔다.
산은 인걸의 자취인 길을 안고 그들 모두를 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