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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영 Feb 18. 2023

별게 다 궁금한 날

코비드 19



열흘 가까이 

코로나에 포로가 되었다. 

약을 먹기 위해서 물을 마셔야 했다. 

물이 싫어서 옥수수에 말린 옥수수 수염을 끓여 마셨다.

물처럼 부드러운 것이 없지만 

가끔은 물처럼 목 넘기기 힘든 것도 없다.

마치 좋고 선량해 보이는 인상 뒤에 누구도 모르는 고집을 지니고 있는 사람처럼, 

특히 나처럼 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최근 수년 동안 거의 앓지 않았다. 

전에는 일 년에 한 두 차례 차례를 지내 듯 감기 몸살을 앓곤 했는데. 

건강하게 사는 대신 가끔은 몸이 무척 귀중하다는 경험을 하라는 사인으로 여기곤 했다. 

존재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는 부분이 아프고 저리면

아, 그렇지 네가 여기 있었네. 응시하게 되는 것, 

몸살이나 감기가 드시려면 그만의 사인이 있다. 

가느다란 바늘로 장난을 치듯이 쿡쿡 쑤시곤 하는 것, 

부위는 그 때 마다 다르다. 

그러면 쌍화탕과 타이레놀 하나먹으며 무조건 쉰다. 

쉴 수 있다는 것이 편한 것이다 .그러니 늙음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 휴식 사이로 바이러스를 물리쳐 내곤 했다. 

서로와 서로 엄마와 함께 여기저기를 좀 다녔다. 

암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미술관? 했는데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 

미술관, 독특한 도서관들 그리고 건물이 어여쁜 곳,

손기정 도서관을 갔을 때 도서관에 사람이 많았다. 

우리는 그 때 마스크를 썼고 아이는 쓰지 못하고.....

그래서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 입원....엄마 아빠도 그리고 병원에 들락거리다가 나도 걸리게 됐다. 

하루 저녁 좀 아프길래 담날 병원에 가서 약 지어오고,

안 좋으면 약 먹고 

괜찮길래 반신욕을 했더니 또 아프고

아침에는 빤하다가 오후에는 어지럽고

약간의 두통 약간의 기분 나쁨.....이런 증상으로 열흘 가까이 흘러갔다.

롱코비드라던가, 

책두 영화도 지겨워졌다. 집중이 안되는 글쓰기도 어렵고.... 

아무렇지도 않는 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다 나은 것 같아서 지인들과 식사를 했는데

약간의 기침. 

그 왜 배에 기운이 없는 허당한 기침이 몇 번 나왔다. 

여진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이 얼마나 좋은가, 

밥을 먹으며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대화. 

그리고 함께 마시는 카페에서의 커피는...... 

아팠을 때 otium이라는 라틴어 단어가 생각나곤 했다. 

사전상의 뜻은 한가, 틈 여유이기도 하나 서재 활동을 말하기도 한다. 

목적 없는 여가활동을 뜻하기도 한다.

목적이 없다는 것은 온전한 즐김이다. 

엄청 스팩트럼이 넓은 단어

대니얼 네튼은 미래의 행복은 현재의 행복지수에 달려 있다고 했다.

아주 쉽게 이야기해본다면 행복을 느끼는 감도가 지금 없는데 미래에는 생길 것인가 묻는 이야기. 

<행복은 나비와 같다 잡으려 하면 날아가지만 가만히 앉아 있으면 너의 어깨 위에 내려 앉는다는> 

그의 책 앞에는 나타니엘 호오손의 말이 적혀있다. . 

나는 꽃을 좋아함으로 꽃에 대하여 비유해볼까, 

작고 미미한 꽃들은, 

가령 꽃이 만개한 화려한 봄에 피어나는 작은 제비꽃들은 사람의 눈에도 잘 띄지 않지만 

벌과 나비의 눈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초여름의 제비꽃 중에는 폐쇄화가 있다. 

존재하지만 존재를 모르는 꽃이 행복 아닐까,

바라볼 수 있는 응시력을 지닌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응시의 꽃 행복. 

고기도 먹어본자들이 그 맛을 알듯이 

행복도 행복에 대한 실력 있는자만이 누릴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지난 가을 독일에서 사온 차 생각이 났다. 

감기 걸렸을 때(감기는 낚시 같은 건가, 걸리게) 

혹은 감기가 걸리려고 할 때도 먹으면 좋은 차. 

바드하일부르너.... 한참 더듬거리며 허브와 꽃 이름을 찾아보았다. 

보라색 꽃이 피는 타임 종류 그리고 노란색 미나리과 회향, 보리수 꽃등이 혼합된 차였다.

티백을 펼쳐 본다. 

열매 꽃 혹은 이파리도 보인다. 아마 식물의 줄기도 있으리라. 

박하향도 났고 카모마일 냄새도 났다.

음 아는 냄새가 이것뿐, ㅎㅎ

목이 조금 톡 쏘는 듯도 하고 쓴맛도 신맛도 있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도 한잔을 다 마시기가 힘들어서 식은 뒤에 마시니 또 단맛이 제법 났다.

그래서 이즈음 날마다 한 잔씩 바드하일 부르너...허브티를 마신다.

감기나 코로나가 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질병인데

식물은 바이러스에 강할까? 

별게 다 궁금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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