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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TNG 상상플래닛 May 20. 2021

매일매일을 시적으로 만들다

플래닛 인터뷰: 리에이크 Vol.2


여러분은 '봄'하면 어떤 순간이 떠오르나요? 설렘이 흩날리는 꽃놀이나 선선한 바람이 스미는 나들이, 혹은 두근대는 새 학기 첫 등교가 떠오르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돌이켜 보면 봄은 유독 설레는 순간으로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찾아온다고 생각했기에 소중함을 잠시 잊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언제 다시 아무런 걱정 없이 설레는 봄을 만끽할 수 있을까요?


어느새 설렘 대신 걱정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매일매일을 시적인 순간으로 만들어 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패션을 소재로 하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는 ‘리에이크(ryake)’인데요. 이번에는 봄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준비했다고 해요. 리에이크가 전하는 ‘찬란한 슬픔의 봄’, 함께 확인해 볼까요?




리에이크가 전하는 ‘두 번째’ 이야기


사실, 리에이크와의 플래닛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여름, 플래닛 인터뷰의 첫 주인공으로 선정되어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프로젝트 이야기를 전한 바 있는데요. 그동안 상상플래닛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리에이크의 고경표 대표님과 김승역 님을 만나 근황을 들어봤습니다.


리에이크 김승역(좌)・고경표 대표(우)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승역: 저는 리에이크에서 포토그래퍼와 마케터를 맡고 있는 김승역(이하 승역)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촬영하고, 각종 채널에 배포되는 콘텐츠와 광고를 만들고 있습니다.

경표: 리에이크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고경표(이하 경표)고요. 경영관리부터 펀딩 스토리, 아이템 선정 등을 맡아서 하고 있고, 마케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겸’을 많이 담당하고 있네요. 대표 겸 CS 겸 등등, 디자인에 대한 리액션도 담당하고 있어요. (웃음)


Q. 리에이크는 어떤 일을 하나요?

경표: 저희는 문화 콘텐츠를 MZ세대에게 재밌고 쉽게 전달할 방법을 개발하는 회사로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문화 콘텐츠 중 하나로 ‘패션’을 다루고 있고, 패션을 하나의 언어이자 수단으로 활용해 MZ세대와 소통하고 있어요.


*리에이크가 만들어 가는 문화 콘텐츠 이야기


Q. 작년 7월에 인터뷰를 진행하고, 다시 한번 플래닛 인터뷰를 찾아와 주셨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승역: 지난번 인터뷰가 얼마 안 된 일인 것 같은데, 벌써 1년 가까이 지났더라고요. 진짜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하반기 목표는 다 이뤘지만, 성에 안 차는 느낌이에요. 생각했던 만큼의 리액션은 없어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경표: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의류뿐만 아니라 문구류도 계속 만들었는데,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시간이나 리소스가 한정적인데 하고 싶은 것들은 많다 보니, 계속 다음으로 미루는 것들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아요. 



Q. 지난 인터뷰에서 2020년 하반기 관련 몇 가지 목표에 대해 말씀 주신 것들이 있어요. 실제로 진행된 것이 있는지, 진행되었다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경표: 말씀드렸던 뉴스레터는 5월~6월 중에 출시하려고 원고를 작성하고 있어요. 기존의 뉴스레터가 일방적인 소통으로 많이 이뤄졌는데, 저희는 독자분들의 사연을 받아 알맞은 시를 처방해드리는 ‘시 처방전’과 시인들을 더 쉽게 알 수 있는 ‘시인 TMI’ 같은 독자 참여형 코너를 기반으로 하려고 해요. 단순히 시를 추천하는 게 아니라 독자별 상황에 맞는 테마의 시를 보내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찬란한 슬픔의 봄’을 담다


봄이 찾아왔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마음껏 즐기지 못한 분들이 많을 거예요. 바깥으로 나가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나날의 연속인데요. 리에이크는 이러한 여러분의 봄에 힘이 되고자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시인의 작품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건네줄까요?


Q. 이번에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탸샤와 흰 당나귀』에 이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인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경표: 이번에 준비한 프로젝트는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라는 시입니다. 저희는 그동안 문득 지나가는 생각을 기반으로 시를 고르고, 제품을 만들어 왔어요.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를 선정했을 때는 밤늦게 일하다가 ‘다른 사람들은 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한 답이나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윤동주 시인의 시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었거든요. 


이번 봄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봄을 빼앗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보면 ‘찬란한 슬픈 봄’이라는 구절을 통해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했는데, 우리가 그리워하는 평범한 일상이 시인이 기다리던 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Q. 김영랑 시인의 시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번 제품에는 어떤 디테일이 숨겨져 있을까요? 세 가지 디자인의 차이점에 대해 말씀 주셔도 좋습니다.

경표: ‘모란 꽃 맨투맨’은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는 구절을 한글과 영문 표현 중 고민하다가 부담스럽지 않게 영문으로 넣었고요. 구절의 역설적인 표현에서 영감을 받아 전체적인 색감을 파스텔톤으로 설정한 제품입니다. 


좌측부터 모란 꽃・캐릭터・레터링 맨투맨 ⓒryake


승역: ‘모란 캐릭터 맨투맨’은 캐릭터가 메인으로 들어가는 디자인이에요. 이 캐릭터가 모란꽃을 형상화한 거고, 우리가 어떤 날을 기다릴 때 달력 날짜에 ‘X’를 치면서 기다리잖아요? 여기서 영감을 받아 캐릭터의 눈을 ‘X’로 표현해봤습니다. ‘모란 레터링 맨투맨’은 모란 꽃 맨투맨과 마찬가지로 ‘찬란한 슬픈 봄’을 영문으로 적어 부담스럽지 않고 트렌디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대한민국을 표현하는 ‘KOR’과 시가 발표된 연도 ‘1934’를 표기했어요. 


Q. 지난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이번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도 펀딩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리워드가 기다리고 있나요?

경표: 앞서 소개한 맨투맨에 반팔/반바지 셋업과 에코백이 추가 리워드로 들어가요. 저희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그래픽이 많아서 에코백에 반영했고, 빈티지한 포스터도 리워드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반팔/반바지로 구성된 리에이크 펀딩 리워드 ⓒryake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구성된 리에이크 에코백 ⓒryake


*리에이크『모란이 피기까지는』펀딩 스토리 자세히 보기


Q. 이전 프로젝트도 펀딩을 진행했고, 좋은 성과를 얻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속해서 펀딩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경표: 고정 팬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오랫동안 펀딩을 해오다 보니까 지속해서 구매해주신 분들의 이름이 보이긴 하거든요. 저희가 대중적이라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한 번 구매한 분들은 계속 구매해주시는 것 같아요. 예전에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검은색, 흰색, 보라색 맨투맨을 앵콜 펀딩으로 진행했었는데 어떤 분이 흰색을 새로 주문하셨거든요. 그런데 생산이 잘못 돼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색으로 바꿔드려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미 다른 색상은 다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처럼 계속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펀딩 초반에 힘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Q. 물론, 모든 옷에 애착이 가겠지만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하나만 고른다면?

경표: 저는 모란 꽃 맨투맨의 회색 버전이 있는데, 그게 가장 좋아요.

승역: 저는 지금 제가 입고 있는 레터링 맨투맨이요. 제가 패션에 좀 보수적이라서 (웃음) 꽃이나 캐릭터 같은 디자인에 시도하기 어렵더라고요.

경표: 저도 코랄색은 좀 힘들어요. 웬만한 건 다 입는데 이 컬러는 좀 어렵네요.

승역: 코랄색 맨투맨이 사진도 예쁘게 나오고, 실제로도 잘 팔려요.

경표: 옷은 되게 예뻐요. 우리가 소화를 못하는 거지. (웃음) 모란 꽃 맨투맨 회색이랑 캐릭터 맨투맨 아이보리 컬러가 인기가 좋아요. 


보수적인 승역님의 원픽, 모란 레터링 회색 버전


Q. 상상플래닛 1층에서 진행되는 ‘플래닛 팝업’을 통해서도 맨투맨을 선보였는데요.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경표: 확실히 지난 팝업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같은 경우는 담긴 의미가 많아서 현장에서 보는 사람들이 바로 이해하고, 의미를 알기는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쉽고, 의미가 잘 보이도록 디자인을 했더니 많은 분이 팝업을 통해 구매 문의를 하셨어요. 

승역: 아무래도 겉으로 드러나는 팝업이 아니다 보니 라이브 방송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성수역에서 어떻게 오는지 영상 제작해서 홍보했던 게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리에이크의 플래닛 팝업 전시


Q. 지난번 인터뷰 때 리에이크 제품의 모델로 우리나라의 김태리 배우와 미국의 카니예 웨스트를 말씀해주셨어요. 혹시 이번 제품의 모델을 상상해본다면 어떤 분이 좋을까요? � 

경표: 김태리 님은 영원한 페르소나입니다. (웃음) 다른 분을 생각해보면 이달의 소녀의 ‘츄’님, 이번 옷 자체가 과즙미 넘치고 상큼한 느낌이라서 츄님이 입어주시면 어울릴 것 같아요.

승역: 경표님 의견에 일단 공감을 하고요. 저는 여전히 카니예 웨스트인데, 이번에 나오는 베이지색 반팔/반바지 셋업을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을 만들 수 있길


리에이크가 상상플래닛의 식구가 된 지 어느덧 10개월, 그동안 어떤 성장과 변화가 있었을까요? 리에이크가 돌아보는 지난 시간과 올해의 목표, 앞으로 이루고 싶은 상상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Q. 그동안 상상플래닛이라는 공간에서 보냈던 시간이 리에이크의 성장에 어떤 도움이 되었을까요? 개인의 성장도 좋고, 팀의 성장에 대해 들려주셔도 좋습니다.



승역: 저는 진짜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이전에 있었던 오피스보다 상상플래닛의 커피가 더 맛있거든요. 원래 커피를 잘 안 마셨는데, 자주 마시다 보니까 관심이 생겨서 원두를 사서 집에서 마시고, 그라인더도 사고, 머신도 사고… 성장을 하긴 한 거 같아요. 카페인 중독이 되었습니다. (웃음)

경표: 상상플래닛에 온 이후 팀 전체가 모여 브랜딩에 관해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고, 늘 고민하고 성장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 알게 되는 것들도 많았어요. 다른 분들과 미팅하면서 다양한 얘기도 나누고, 새로운 것을 배워가며 늘 끊임 없는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Q. 리에이크는 올해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요?

경표: 그동안 고객을 설정하고, 나름의 가설을 세웠다고 생각했는데, 시행착오를 겪다 보니 이러한 가설에 대한 검증이 확실히 안 됐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번 여름에는 가설 검증을 다시 해 볼 계획이고, 검증이 끝난 이후에 넥스트 스텝을 고민해볼 것 같아요. 패션이 문화콘텐츠 전달하는데 적절한 수단인지, 콘텐츠로서 충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빠른 기한 안에 확실히 검증하는 게 목표입니다. 패션이 검증된다면, 패션에 대해 좀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아니라면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볼 예정입니다.



Q. 앞으로 펀딩을 통해서든, 인터뷰를 통해서든 리에이크가 지향하는 가치와 제품을 알게 될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승역: 리에이크의 옷을 입거나 혹은 볼펜을 사용하면서 시적이고, 감성적인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경표: 누군가에게 특별한 물건이라고 하면 오랜 시간을 함께했거나, 선물을 받은 물건일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은 다른 물건들은 결국 평범한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만드는 것들을 통해 일상에서 좀 더 의미 있는, 특별한 순간을 만드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볼펜을 쓰더라도 ‘이런 이야기가 담긴 볼펜이었지’ 하면서 한 번 더 상기하고, 기분이 좋아지거나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 많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고요. 주변에 홍보 많이 해주시고, 많이 사주시면 좋겠습니다. (웃음)


Q. 상상보드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작년에는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 만들기!’라는 상상을 적어주셨어요. 올해는 또 어떤 상상을 펼치고 싶은지 상상보드에 적어주세요!



다시 써보는 상상,

리에이크는 어떤 상상을 그리고 있을까요?





매일매일을 시적으로 만들기!




매일매일을 시적으로 만든다는 것,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 망각하고 있었던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익숙해져 느끼지 못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면, 주어진 하루를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리에이크의 이야기와 함께한다면, 더욱더 의미 있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겠죠?


플래닛 인터뷰를 통해 전해드린 리에이크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봄에 작은 힘이 되었길 바랍니다. 



리에이크를 더 알고 싶다면?

- 리에이크 모란이 피기까지는 펀딩 스토리

- 리에이크 홈페이지

- 리에이크 인스타그램


다른 팀의 인터뷰도 궁금하다면?

- 착한유통 UFO: 새로운 쇼핑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 다이아몬드 포레스트: 주얼리계의 파타고니아를 꿈꾸며

- 바로매니지먼트: 최초에서 최고의 프리랜서 매니지먼트로!


<플래닛 인터뷰>
저마다의 상상으로 사회혁신을 만들어가는 플래닛 멤버의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플래닛 멤버들의 
비전과 가치를 즐겁게 조명해봅니다. 앞으로 전하는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 본 콘텐츠를 통해 추가로 리에이크 팀에 대한 문의(인터뷰 섭외, 투자 제안 등)가 있다면 상상플래닛 운영팀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의 메일: info@sangsangpla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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