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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TNG 상상플래닛 Mar 11. 2022

기후위기 속 기회를 만드는 ‘넷제로’

ESG 톺아보기 #5 ESG와 넷제로


새로운 경영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은 ESG(Environment 환경·Social 사회·Governance 지배구조)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은 지표는 ‘E, 환경’ 분야일 거예요. ESG가 대두되기 이전부터 환경에 대한 투자자와 기업의 관심은 높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환경 이슈의 중요성에 대해 더욱 실감하면서 전 세계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 문제이며, 이를 위한 핵심 실천 과제 중 하나로 ‘넷제로(Net-Zero)’가 주목받고 있어요.



넷제로와 탄소중립은 뭐가 다를까?


‘넷제로’는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아지도록 만들어 순(Net) 배출을 제로(0)가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온실가스는 1997년 12월 교토 의정서*에서 규정한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가지를 의미합니다.


*교토의정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기후 변화 협약에 따라 맺은 의정서. 지구 온난화 규제 및 방지의 국제 협약인 기후 변화 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으로,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하였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비슷한 개념으로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탄소중립은 앞서 말한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과 흡수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대책을 세우거나,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등의 활동을 의미해요. 의미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넷제로의 기본은 아예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는 것을 상정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에 비해 넓은 범위의 기후 행동을 요구한다는 차이점이 있어요.


다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아예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게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넷제로는 ‘잔류 배출’을 허용해 순 배출량이 플러스(+)라도, ‘CCUS(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등으로 그만큼의 탄소를 줄이는 활동까지 포함하고 있어요. 배출량을 플러스(+)로, 탄소 포집 기술을 이용한 상쇄량을 마이너스(-)로 잡아 전체가 제로(0)가 된다는 점에서 탄소중립과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죠.


*CCUS: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거나 이를 저장하는 기술 (출처: 매일경제)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국제 사회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시기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요. 지난 2018년에 인천 송도에서 진행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48차 총회에서는 2도 억제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는 내용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채택한 협정 (출처: 한경 경제용어사전)


이 보고서에서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고, 2050년까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순(Net) 제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언급하고 있어요. 지구 기온 상승 1.5도를 막는 것이 국제 사회의 목표가 된 것이고, 이를 위해 넷제로가 필요한 것이죠.


그렇다면, 지구 기온이 1.5도보다 더 높이 상승한다면 무슨 문제가 생길까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는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 2도 상승할 때와 1.5도 상승할 때의 모습을 예측 비교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기온만 놓고 보더라도, 평균 기온이 1.5도가 증가할 경우, 폭염은 3도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최고 기온은 더욱 올라갈 것이고, 더 많은 지역이 극심한 온도 변화로 인해 위험할 수준으로 더워질 겁니다.


실제로 2020년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서 역대 세 번째로 따뜻한 해로 기록됐습니다. 2020년 지구 평균기온은 1850~1900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2도 높았으며,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까지 최소한 한 해는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높아질 거라 예측하기도 했죠.



변해가고 있습니다. 더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심각한 수준의 ‘기후위기’가 찾아온 것이죠.


1.5도 상승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자연 시스템이 위험해질 만큼의 충분한 열기를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한 기준선이 아니라 지구 파멸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경각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ESG 경영을 실천할 때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와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은 2050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발표하고 이행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탄소배출에 대한 가격을 매겨 온실가스를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고, 미국은 콜로라도 온실가스 오염 저감 로드맵을 발표해 발전소, 자동차, 축산업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및 석유와 가스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해요.


우리나라도 지난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공개를 통해 '경제구조의 저탄소화', '신유망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 '탄소중립 사회로의 공정전환' 등 3대 정책방향에 '탄소중립 제도적 기반 강화'를 더한 '3+1' 전략을 발표한 바 있죠.


하지만, 여러 환경규제 강화 및 탄소국경조정세 도입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고, 탄소배출 비용의 가파른 상승은 기업의 재무적인 리스크로 대두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제 전반의 물가 상승이 발생하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 개선하고 나아가야 할 것이 많은 상황이지만, 넷제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넷제로는 국제적으로 함께 지켜나갈 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기업의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위기를 돌파해 기회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할 겁니다. 이것이 바로 ‘그린워싱’과 같은 위장이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ESG 경영’이 아닐까요?



<ESG 톺아보기> 시리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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