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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통샤인머스캣 Apr 09. 2021

당신을 바라보는 설렘을 느끼고 오늘만큼은 행복해지기

찐마음매력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마음매력이 있는 사람은 타인의 기억 속에 고마운 사람으로 남아, 다시 만나고 싶은 설렘을 준다. 누군가에게 설렘을 주면서 고마운 기억으로 아름답게 남겨지려면 사랑을 주는 모습으로 다가가야 한다. 원론적인 말이지만, 눈을 감고 나에게 중요한 사람을 딱 세 사람만 떠올려보자. 그 사람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내 삶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한 나름의 추억이 스며있어야 한다. 사랑한다는 방식도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지 않고, 내 기준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방식이어선 곤란하다. 사랑하니까 상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사랑하지 않았는가를 되돌아봐야 한다. 상대의 존엄성을 다치게 하면, 상대는 그 불편한 상황을 피하거나 모면하기 위해 무언가를 마지못해 하게 되지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지 못한다.


 우리는 모두 한 번 살다 가는 나그네로서 인간을 소중하게 대하며, 지구별에서 자신과 같은 나그네들을 고귀하게 대접할 필요가 있다. 내가 어려웠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받은 기억은 감정적인 고마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남을 위한 봉사는 인간의 가장 고귀한 본성이요. 행복한 삶의 비결이라 하지 않았던가.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진 사람은 기억된다. 세상이 추구하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정신을 잃기보다 느껴지고 기억되는 아름다움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할 수 있다면, 소비하는 아름다움에서 느껴지고 기억되고 존재하는 아름다움의 이야기를 많이 써 내려가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기억될 수 있어야 한다.  


 그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바로 나이어야 한다. 주인이라면 종업원과 같지 않다. 하루를 때우듯이 살지 않고, 사랑스럽게 삶을 다스릴 수 있다. 주인공은 내 삶에 펼쳐진 모든 문제와 역경을 받아들이고, 어려운 순간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며 기억될 수 있는 오늘을 살아간다.


인생이란 무대의 주인공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로 살아가고 기억되기를


 인생을 주인공처럼 사는 사람은 주변에 어떤 기대감을 준다. 기대감을 주는 사람은 주목을 받는다. 저 사람 옆에 있다면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기대나 저 사람은 믿을 만하다는 기대를 주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선사하는데 이것은 곧 상대방에서 나오는 마음매력의 힘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그런 기대를 받는 사람은 그 기대를 충족시키려는 압력을 느끼고, 어느 정도 품격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런 동기를 만들어, 삶을 생동감 있게 이끄는 것도 마음매력의 힘이다.


 마음매력적 뇌는 생기발랄한 뇌로, 평안함으로 유지된다. 평안함은 울타리처럼 안전감을 주고, 담요와 같은 따뜻함을 선사한다. 또한 마음 매력적인 뇌는 긍정적인 감정을 선사하며, 낙관적이고 창의적인 뇌이고, 생명을 살리는 방향으로 동기 부여되며, 자기 주도적이며, 이타적인 뇌이다. 초연한 이타주의적 삶의 방식으로 경천애인과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천하는 삶이 저절로 구현될 수밖에 없는 뇌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감정, 의미와 가치, 생명력을 줄 수 있는 품격 있는 뇌가 있지만, 현실은 그것을 발견해내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하기에 마음 매력 강화를 주제를 갖고 여기까지 왔다.    


 필자는 정신과 의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정신과 의사의 주된 사명은 자살을 예방하고, 어떻게든 잘 살아가려는 좋은 마음을 격려하고 삶을 긍정적이며 건설적으로 살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겪은 아버지의 돌연사를 계기로,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막상 의대에 입학해 의대 실습을 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신경외과와 일반 외과 쪽에 매력을 느껴서 관심을 가졌었지만, 의사가 되어 해당과 인턴을 돌면서 재능은 그쪽에 없었던 것을 깨닫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어떤 과를 전공하는 것이 나와 환자들에게 유익할까? 고민하던 즈음에 응급실에서 일가족이 동반자살해 모두 주검이 되어 온 광경을 목격하면서, 그런 가슴 아픈 일을 막는데 무언가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정신과 의사로 수련을 받은 이후, 가족의 비극적 자살로 고통받은 유가족이 얼마 지나지 않아, 망자를 따라 죽는 자살로 가정이 파탄 나는 비극을 보면서 자살은 전염병 같은 파급력을 지니며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는 것을 알고, 정말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바이탈을 다루는 과에 매력을 느꼈던 나로서는 정신과도 생명을 다루는 과와 다름없다는 것을 인식했던 순간이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OECD 자살률 1위의 국가이니 정신과 의사의 사명이 더 막중하게 다가온다. 여기까지 글을 쓴 것도 이런 오랜 고민을 해결하려는 절실한 마음이 어느 정도 계기가 되어 나온 것이다.


 내담자가 자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을 할 때는 나를 포함한 모든 정신과 의사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을 수 없다. 아무런 느낌 없이 그런 계획을 말하는 사람일지라도 정말로 죽고 싶은 마음이 그 마음의 전부가 아닐 거라 믿으며, 순간 마음을 다잡는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을 뿐, 정말 진정으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고 믿으며, ‘이 사람은 절대 죽지 않을 거야.’‘이 사람이 내게 온 것은 무슨 뜻이 있을 거야.’라며 정신과 의사로서의 소명을 붙잡는다.


 심폐소생술을 하듯이 필자는 마음 매력의 정의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때의 마음 매력은 다급하게 그 사람의 안에 고귀한 하나님의 형상 같은 근원적 자원이 있다는 전제로 바뀐다.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생명력이 느껴져서 내담자가 가진 절망감과 외로움의 감정이 덜어져야 한다. 자살하는 사람은 죽는 것 밖에 답이 없다고 느끼는 무망감과 절망감으로 가득하다. 그 사람의 그런 결론은 결코 하루짜리가 아니다. 긍정적 감정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죽는 게 더 낫다’는 그런 강력한 믿음을 되돌리려는 것은 나로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많은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의 죽음을 지켜내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괴로움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인명은 재천’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죽음에서 삶으로 방향을 변화시키는 작은 기적의 씨앗이 뿌려지기를 바라면서, 내담자에게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고귀한 가치와 그분의 빛이 있는 존재임을 이 순간만큼은 믿는다.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괜찮은 존재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이 순간만큼은 죽겠다는 결정이 지나가게끔 해 보자.’‘긍정적인 마음 매력에 연결시켜 세상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가는 아쉬움을 느끼게끔 부각해 보자. 그러면서 내담자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자원과 경험에 접속해 부정적 감정을 털어놓는 작업으로 마음매력의 불씨를 살려본다. 그 불씨에 주변에서 전해주는 온기와 산소 같은 바람이 불어 다시 살아나고, 사회 전체의 안전망이 잘 가동되어 희미하게나마 생명의 불씨가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다짐은 치료자인 내가 하나님의 시선에서 공감해 보려고 스스로 다짐하고 극적인 반전을 노리는 절실한 마음이 담긴 응급 처방전이다. 만약 하나님이 나에게 이 사람을 보내주셨다는 것이 맞는다면,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셨을 것이다. 그것이 따뜻한 위로이든, 생각을 변화시키는 깨달음이든, 이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 아니기를 바라는 동시에 환자가 진료실을 나가면서, 삶에 대한 희망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도록 해야 하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무언가를 받았다는 느낌으로 죽음에 대한 욕구를 다음번으로 미뤄둘 수 있게, 허전하지 않게 보내드려 좋은 것을 기대할 수 있도록 그 사람의 마음매력을 끄집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담자가 자신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해서 알지 못하거나, 다른 대안적 행동을 하지 못하다면, 하나님은 이 사람의 죽음에 결정에 기여한 경로에 나의 책임을 물으실지 모른다. 그리고 질문에 어떤 답을 내느냐에 따라서 이 사람의 운명도 어떻게든 달라질 수 있다는 가정을 하면 고민이 깊어진다.


 정말 나에게 온 이 분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면, 그 사람은 이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는 잠재력도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귀한 사람이 상황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문제를 해결하려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적절하게 도움을 받지 못해 나에게 와서 힘들다는 말을 토로한다. 이런 상황에서 치료자가 그 상황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진심 어린 연민과 공감의 마음을 끝까지 가질 수 있다면, 내담자가 처한 현상과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든 따뜻한 한줄기 햇빛처럼, 시원한 한줄기 바람처럼, 갈증을 녹이는 한 모금의 생수처럼, 긍정적인 기운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


 최소한 자신에 대한 입장을 바꿔보거나 잠시 죽겠다는 생각을 유보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비참하게 자신과 이별하는 결정 앞에서 나는 이렇게 죽으려고 태어났나? 내 부모가 이런 나를 본다면 어떤 심정일까? 만약 내 자식이 지금 나와 같은 모습이라면, 나는 내 자식에게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이 순간을 잠시 벗어날 수 있다면, 죽는 것을 후회하지 않을까? 스스로 진지하게 질문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무가 나에게 있다.



 이 지구에서 의식 있고 책임 있는 존재로 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창조주의 설계대로 태어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온 우주가 추구하는 다양성의 질서 안에서 독특한 나만의 고유한 역할과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을 아름답게 변화될 기회로 만들고, 자신이 어떻게 아름다운 지를 자기의 방식으로 발견하고 당당히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나 자신을 존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그렇게 존중하고 배려하는 친절을 보이며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의 환경에도 무관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가치의 타락을 경험한 인간이기에 인간의 가치관은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가치가 정당히 매겨지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조건적 가치 하에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을 아끼지 못하는 취약한 구조 속에서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되도록 길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자신을 가치 있게 대해줘야 자신이 살아가는 오늘을 가치 있게 지켜낼 수 있다. 세상이 나를 대하는 그런 방식으로 나를 똑같이 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여건을 이용해서 자신의 삶의 행복을 일구는 책임을 느껴야 한다.


우주의 관점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노력을 하다면,  오늘 이 하루가 다르게 다가올지 모른다. 당신의 오늘은 어떻게 다가오는가?

 광활한 우주를 보면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잠시나마 알게 된다. 잠시나마 죽음 앞에 촛불 같은 우리의 존재를 생각할 때, 우리는 살아있는 이 순간의 생명을 더 깊고, 가치 있게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죽으면 정지되는 주어진 시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하루 단위의 가치를 이뤄가도록 내 삶을 살아갈 때. 달의 아름다움과 사계절의 변화와 같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더 선명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는 ‘자신의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지 마라. 우주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라고’ 말했다.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곧 내가 생성되었다가 소멸하는 것이 질서에 순응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 우주의 관점에 하나님의 시선을 대입해 사랑받고 있는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바라보자. 어차피 없어지는 것이 이치라고 하지만, 우주에 잠시 살다 간 사람으로서 그런 질서 안에 살다가 무언가를 남기는 인연으로 기억되도록 삶을 살아가고, 그 가운데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은 곧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이뤄가는 마무리는 지금 여기에서부터 해나가야 한다. “삶의 모래시계에서 빠져나간 모래가 많을수록 시계 안은 더 분명하게 보인다.”라고 장 폴이 말했듯이. 결국 죽음의 순간에는 껍데기 같은 조건적 가치가 빠져나가고, 우리 내면에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만이 남겨질 것이다.


 “오직 마음에 숨은 사람을 온유하고 안정한 심령의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는 하나님 앞에 값진 것이니라” 예수님께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던 시몬 베드로의 고백이다. 내면을 가치 있는 것으로 꽉 채우는 것이 마음매력이다. 마음에 숨은 예쁜 사람을 찾아내고, 그 아름다운 자아에서 흘러나오는 마음매력은 현재의 순간을 살게 하고, 우리의 존재를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고맙게 기억될 수 있게 한다. 오로지 오늘 가치에 부합하는 행동에 전념한다면  가능하다.


 매력은 그렇게 사랑스러운 아름다움의 숨결이 불어넣어질 때 마음 매력이 된다. 당신을 바라보는 그 설렘을 기억하고, 아름답게 변화하고, 사랑스럽게 다스리고, 고맙게 기억되도록 내게 주어진 삶의 경험을 긍정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사랑하며 살아가자. 마음을 다해 절실하고, 우직하게 마음매력적 인간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때, 세상은 매력적인 의미로 가득 차고, 우리는 거기에 작지만 사랑스러운 의미의 흔적을 남기는 달콤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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