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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상원 Sangwon Suh Aug 30. 2015

5. 나의 신장결석 예방 매뉴얼

칼슘과 옥살레이트 섭취

이제 원인을 어느 정도  파악했으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차례였다 ("4. 신장결석을 부르는 습관" 참고). 어떻게 하면 칼슘옥살레이트 결석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인가?


칼슘과 옥살레이트의 섭취를 줄이면 되지 않을까? 이 얼마나 당연한가?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 몸은 상식과 직관만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상식으로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기 십상이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결론부터 말하면 칼슘의 섭취가 줄면 칼슘옥살레이트 결석의 위험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Massey et al., 1993). 그래서 고농도의 칼슘 제재는 피하되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칼슘의 양을 줄이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참고로 미국 식약청에서 권장하는 칼슘 섭취량은 성인의 경우 매일 1g (=1,000mg)이다. 이 양은 우유 세 컵 정도에 들어 있는 칼슘의 양과 비슷하다.


옥살레이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뇨로 배출되는 대부분의 옥살레이트는 음식을 통해 섭취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Massey et al., 1993). 따라서 옥살레이트의 섭취를 줄인다고 해서 반드시 칼슘옥살레이트 결석의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옥살레이트나 옥살산(oxalic acid)을 아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시금치, 대황, 근대, 견과, 초콜릿 등을 섭취하면 뇨의 옥살레이트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니 이러한 식품을 다량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Massey et al., 1993).


칼슘과 옥살레이트가 있는 음식을 같이 섭취하면 어떨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칼슘옥살레이트가 생성되어 결석의 위험이 증가할 것같다. 그러나 이 둘을 같이 섭취하면 pH가 낮은 위(胃)에서 칼슘옥살레이트 결정이 형성되어 소화기를 통해 배설되기 때문에 옥살레이트가 몸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 준다. 따라서 칼슘옥살레이트 결석의 발생 위험을 오히려 줄일 수 있게 된다. 참 오묘한 우리 몸이다.    


물 마시기

얼만큼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을까? 이 질문은 '카더라'통신이 특히 좋아하는 질문 이기도하다.


미국 국립과학원 산하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는 우리나라와 같이 온대지방에 사는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 3L, 여성 2.2L의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많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여기에 그만큼의 물을 더 보충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물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많이 마시면 신경독성을 유발해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우리 몸에서 심장을 뛰게 하고 근육을 수축시키는 신경 충동(nerve impulse)은 전해질의 이온 밸런스를 이용한 전기신호인데 물을 과다 섭취하면 전해질이 희석되어 전기신호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 섭취의 아이러니: 성인 남성은 하루 3L의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하지만 6L의 물을 짧은 시간에 마시면 사망할 확률이 50%나 된다.


어떤 물질의 섭취가 실험 대상의 50%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양을 반수치사량(Leathal Dose 50; LD50)이라고 하는데 체중이 75kg의 성인의 경우 물의 LD50는 6L라고 한다 (Borreli, 2014). 다시 말하면 체중이 75kg인 사람이 6L의 물을 짧은 시간 안에 마시면 죽게 될 확률이 50%라는 것이다. 실제로 물 많이 마시기 대회나 운동 중 갑자기 많은 양을 물을 마시고 사망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어 있다 (Ballantyne, 2007).


그러나 나의 문제는 물을 너무 적게 마시는데 있었다.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 습관이 돼서 의도적으로 물을 더 마셔야 했는데 바쁘게 하루를 지내다 보면 물 마시는 것을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하루에 자신이 얼만큼의 물을 마시는지를 알아 보려면 자신만의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하루에 몇 번 물을 채워 넣었는지를 따져 보고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물의 양을 계산해 더해주면 쉽다. 나는 이런식으로 마시는 물의 양을 3L 까지 늘려 나갈 수 있었다.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하루 수분 섭취량을 측정해 보자. Credit: Matanya. CC-BY-2.0


나의 신장결석 예방 매뉴얼

신장결석예방을 위한 내 몸 매뉴얼엔 다음과 같은 사항이  추가되었다.


물은 하루 3L를 마시고 운동 후엔 적당량의 수분을 보충한다.

1,000mg 이상의 비타민 C 제재는 삼가한다.

음식을 통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한다 (우유 2컵+기타 다른 음식).

육류 섭취는 하루 170g (6oz) 이하로 줄인다.


그 결과 다행히도 지난 2년간 신장결석이 다시 찾아 오지 않았다.  

다음 글에서는 경추 추간판 탈출과 추간공 협착을 극복하기 위한 매뉴얼 관리에 대해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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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매뉴얼을 쓰자'는 건강을 잃고 나서 느낀 것들, 건강을 되찾기 위해 수집한 정보와 경험을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건강하세요!


서상원 (캘리포니아 대학교 환경과학경영 대학원 교수)


인용문헌

Ballantyne, C. (2007). Strange but true: drinking too much water can kill.Scientific American, June, 21.


Borreli, L. (2014)  Taste Of Death: LD50 Of 3 Popular Drinks That Can Kill You, Aug 20, Medical Daily.


Massey, L. K., Roman-Smith, H., & Sutton, R. A. (1993). Effect of dietary oxalate and calcium on urinary oxalate and risk of formation of calcium oxalate kidney stones. Journal of the American Dietetic Association, 93(8), 90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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